망 사용료는? LMO 개방?… 팩트시트 뜯어보면 곳곳에 '뇌관'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1.18 04:10

미국산 농축산물 추가 개방 안담겨 농업계 우려 제기
글로벌CP 차별 금지 보장에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
지도 반출 속도낼 가능성도… 정부 "부처별 세부점검"

한미 관세협상의 주요 쟁점에 대한 세부협의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디지털·농식품 등 비관세분야는 큰 틀의 방향만 잡힌 상태라 세부이행을 두고 추가논의가 불가피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관세협상 후속조치 이행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관세영역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이행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부는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제51차 통상추진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난 14일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포함된 통상분야 합의사항의 후속조치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부품·목재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한다. 의약품 관세는 15%를 넘지 않도록 하고 반도체는 "주요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보장키로 했다. 한국은 그 대응으로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미국에 집행한다.

비관세분야는 △자동차 △농산물 △디지털 △지식재산권 △노동 △환경 등 폭넓은 영역이 포함됐다. 미국이 불합리한 규제라며 완화나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사안들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이번 협상결과 한국은 미국산 농업·생명공학 제품의 규제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미국 원예제품 요구를 전담하는 '미국데스크'를 설치키로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쌀·쇠고기 등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추가 시장개방은 팩트시트에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농업계에선 LMO(유전자변형생물체)의 수입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디지털분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망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해 디지털 서비스 규제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키로 했다. 방향은 합의했지만 세부제도 설계로 들어가면 이해관계는 첨예하게 갈린다.

망사용료는 그동안 국내 통신사들이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에 요구해온 사안이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합의해 비용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글(유튜브)은 지속적인 압박에도 여전히 납부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치권은 자사 서비스 우대나 끼워팔기 규제를 담은 '온라인플랫폼규제법'을 추진해왔지만 미국은 이를 '차별적 규제'이자 무역장벽으로 본다.

또 정부가 안보를 이유로 반출을 거부해온 구글 정밀지도 데이터 문제 역시 협상결과와 연동될 가능성이 커졌다. 구글은 서비스 품질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밀지도 반출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군사정보 유출위험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정부는 부처별로 후속조치에서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다음달 중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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