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부총리, 관세 비준 일축… "우리에게만 불리한 구속력"

조규희 기자, 정현수 기자, 오문영 기자
2025.11.18 04:10

"투자기금 특별법 통해 보고"

정부가 한미 관세협상 내용의 국회 비준요구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비준이 앞으로 대미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에 불리한 구속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기획재정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예산안 관련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양해각서)'의 비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MOU 25조를 보면 조문 자체에 구속력이 없는 걸로 돼 있다"며 "비준동의를 받으면 우리만 구속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관세협상에 관한 조인트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를 공개하고 산업통상부와 미 상무부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관련 전략적 투자 MOU에 서명했다.

구 부총리가 언급한 MOU 25조는 '본 양해각서는 어떠한 제3자에게도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지 않으며 미국 또한 한국의 관련 법률 또는 국제법에 따른 어떠한 권리나 의무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이날 CBS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프로젝트 선정이라든지 여러 가지 이슈가 있는데 비준을 한다는 소리는 권투선수가 링에 올라가는데 저쪽(미국)은 자유롭게 하는데 우리만 손발을 묶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비준을 받으면 국내 법적으로 저희가 반드시 지켜야 되는 법적 효력을 갖는다"며 "예를 들면 우리 조문 중에 5대5로 (수익을) 배분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비준을 받지 않아야) 그런 부분들을 앞으로 협상하면서 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공개된 투자 MOU에는 양국은 한국이 납입한 투자금이 회수될 때까지 50대50으로 수익을 배분하다 이후에는 미국 90, 한국 10의 비율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 장관은 "(비준을 받으면 법적으로 수익배분을) 못 박는 꼴이 되는데 전략적으로 우리의 자충수가 될 것같은 측면이 있다"며 "재정부담 등은 특별법을 통해 국회의 동의를 충분히 거칠 것"이라며 전략적 고려를 요청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대해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는 헌법조항이 주된 근거다.

다만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MOU를 체결한 일본도 국회 비준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미국 또한 한국과 일본의 MOU와 관련해 국회 절차를 거치지 않을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에 현금투자를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특별법의 입법과정을 통해 국회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빨리 특별법안을 제출해야만 11월1일자로 관세가 15%로 소급된다"며 "경제 전체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면서 한국의 상황에 맞는 범위로 여러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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