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한 형벌을 폐지한다. 대신 과징금 상향 등 금전적 책임을 강화한다. 민생안정을 저해하는 과잉 형벌은 완화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30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비 대상은 총 331개 경제형벌 규정이다.
2차 방안은 지난 9월 배임죄 폐지를 담은 1차 방안 발표 후 3개월만에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형벌 합리화 대책 마련을 지시한 이후 5개월만이다.
2차 방안은 △금전적 책임성 강화 △사업주 형사리스크 완화 △민생경제 부담 완화 등 3대 정비방향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우선 '형벌 중심' 관행을 깬다. 기업의 중대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과징금을 현실화한다. 특히 불공정거래행위 등이 주요 타깃이다.
대형마트 등이 납품업자의 타사 거래를 방해할 경우 적용하던 징역형(최대 2년)을 폐지한다. 대신 시정명령과 함께 정액과징금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50억원 미만으로 10배 올린다. 다만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형벌을 부과한다.
건설사의 선급금 미지급에 대한 형벌 조항도 없앤다. 기존에는 하도급대금의 2배 내 벌금을 물렸다. 앞으로는 정액과징금 한도를 2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속전속결' 계약 관행도 제재 방식을 바꾼다. 가맹본부가 정보공개서 제공 후 14일 이내 계약을 체결하면 형벌 대신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공급업자의 대리점 경영 간섭 행위 역시 동일하게 적용한다.
이동통신사 등의 위치정보 유출 방지 태만도 형벌(최대 징역 1년)도 폐지한다. 대신 정액과징금을 4억원에서 20억원으로 5배 높인다.
사업주 형사 리스크도 줄인다. 고의성없는 단순 행정상 의무 위반 등 182개 행위에 대해선 형벌을 완화하거나 과태료로 전환한다.
자동차 제작사가 온실가스 배출 관련 자료를 기한(3월 말) 내 내지 않을 경우 기존 벌금형 대신 과태료를 부과한다. 비료 과대광고에 대한 징역형은 폐지한다. 테마파크 상호명 변경 미신고 등 경미한 사안은 행정처분(시정명령)을 우선해 시정 기회를 부여한다.
또 자동차 부품 제조사의 제원 미통보 인증 표시 행위도 손본다. 현행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에서 과태료 1000만원으로 전환한다.
아울러 120개 국민의 생활밀착형 의무 위반 및 실수에 대한 형벌을 완화한다.
캠핑카 튜닝 후 튜닝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 벌금 대신 과태료를 매긴다. 아파트 관리비 서류 보관 의무(5년) 위반도 징역형(최대 1년)을 없애고 과태료 1000만원으로 갈음한다.
국립공원 등 자연공원에서 나무를 말라죽게 한 경우 징역형(1년) 대신 과태료(1000만원)을 부과한다. 개발가능한 무인도 소유자가 승인을 받지 않고 펜션 등 개발 행위를 했을 때도 징역형이 아닌 과태료를 매긴다. 음료공장 등 식품제조가공업자의 대표자 변경 미신고에 대한 징역형 한도는 5년에서 1년으로 낮춘다.
당정은 2차 방안의 신속한 입법을 추진하는 한편 3차 과제 발굴에도 즉시 착수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이 경제형벌 미인지·미숙지 등으로 법률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단체 등과 함께 관련 규정을 안내하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