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 UAE·체코 다음은?…한전·한수원 일원화 관건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1.08 16:00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원전 조감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국내 원전업계가 아랍에미리트(UAE), 체코에 이어 원전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UAE와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이나 체코 후속사업 수주 등이 우선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원전 수출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수출 창구 이원화나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문제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떤 해법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원전 수출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8일 진행된 산업통상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원전 수출 확대 전략에 대해 보고했다.

한전은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국가별 맞춤형 수주전략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튀르키예, UAE 등 중점 국가를 대상으로 수주활동을 적극 추진한다.

한전이 원전을 수출했던 UAE와는 상호 협력을 통해 제3국 원전시장에 공동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UAE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원자력 신기술, AI 및 글로벌 시장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의 후속조치로 UAE와 함께 원전 운영분야의 새로운 사업모델도 정립할 계획이다.

지난해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원전 사업을 수주한 한수원은 후속사업으로 진행되는 테믈린 3·4호기 추가 수주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체코 원전당국과 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현지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체코 두코바니, 이집트 엘다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사업 등을 차질없이 수행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신규 원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원전 산업은 높은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원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해진 시간과 예산 안으로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원전 수출 확대를 위해선 우선 한전과 한수원으로 이원화 된 수출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전 수출은 2015년까지 한전이 도맡아 왔으나 2016년 정부 조정에 따라 한전과 한수원으로 이원화됐다.

한국형 원전을 사용할 수 있는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19개국은 한전이 담당하고 설계변경이 필요한 체코, 폴란드 등 32개국은 한수원이 맡고 있다.

원전 수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지만 양사의 수주 과열로 이어지면서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분쟁이다.

한수원은 바라카 원전 운영지원용역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비에 대해 원청인 한전을 상대로 정산을 요구 중이다. 하지만 한전이 비용 증명 등을 이유로 지급을 지연하면서 현재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서 중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원전 수출을 주도하는 양대 공공기관의 분쟁으로 협력 시너지가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산업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수출 체계를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둘 중 한 곳으로 창구를 단일화하거나 새로운 기관을 설립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도 관건이다.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협약을 지난해 초 체결했다. 하지만 해당 협약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며 불공정 계약 논란이 제기됐다. 협약에는 한수원이 원전을 수출할 때마다 수조원 상당의 로얄티 등을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 합작회사(JV) 설립을 통한 미국 원전시장 진출로 반전을 모색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로 인해 JV 설립 논의는 답보 상태에 있다.

미국 내에서도 신규 원전 수요가 높아진 만큼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라 할지라도 미국에서 진행될 대형원전 프로젝트를 미국 내 기업들만으로 계획된 예산 및 납기 내 진행할 수 없다"며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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