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오름세에 떡국 등 설 음식 부담이 커졌다. 산지 쌀값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며 명절에도 체감 물가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80kg)은 23만23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5일(22만9328원)보다 0.4% 오른 수준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달 5일 22만8420원에서 15일 22만9028원, 25일 22만9328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수확기 산지 쌀값(80㎏당 평균 23만940원) 전년 대비 25%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매가격도 상승세다. 이달 쌀 가격은 6만2000원~6만3000원 대를 형성하며 전년보다 14~16%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쌀값 상승 여파는 떡 물가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쌀을 주원료로 하는 떡 물가지수가 5% 이상 올랐다. 2023년 1월(5.7%)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쌀은 떡·식혜·한과 등 명절 음식의 주원료로 사용돼 가격 상승이 체감 물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 추석에도 쌀값 강세 영향으로 송편·인절미 등 명절 음식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설을 앞두고도 쌀값이 잡히지 않자 정부는 10만 톤(t) 시장격리 계획을 보류했다. 계획대로 이 물량을 격리할 경우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양곡을 추가로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산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선 벼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가격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공급은 과잉 상태지만 거래가 부진해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필요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부 산지에선 쌀값 상승 기대감에 출하가 지연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올랐던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출하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일부 농가의 출하 지연이 산지 쌀값 상승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벼 재고와 수요 상황을 함께 점검해 추가 공급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하지만 벼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하 지연까지 겹치면서 산지 가격의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가격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으로 보고 벼 재고와 수요를 병행 점검하고 있다"며 "출하 여부는 농가 자율 판단 사항이지만, 시장 거래가 원활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공급 여부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