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가 된 불확실성…오락가락 관세 후폭풍에 韓경제도 '안갯속'

세종=정현수,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2.22 15:49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도움을 받아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표시한 차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정부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 중이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상호관세 부과, 미국 연방대법원의 무효 판결, 트럼프 대통령의 '플랜B' 등 복잡한 행보 속에서 섣부른 판단이 자칫 외교·통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통상 질서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로 판결한 직후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중심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국내 산업별 영향 등 당면한 과제가 정부 논의 테이블 위에 올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21일 회의에서 "미국 내 동향과 주요국의 대응상황 등을 철저히 파악하고 관계부처와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국내 산업별 영향과 대응방안을 긴밀히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외 금융시장을 포함해 앞으로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같은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주일 대사관 상무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정부는 이번 판결 내용과 미 행정부의 후속 조치,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에 가장 부합한 방향으로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오는 23일 민·관 합동 대책회의도 주재한다.

정부는 이처럼 과도한 대응보다는 신중한 접근에 방점을 찍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에 제동이 걸린 건 맞지만, 관세 영향권은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리고 하루 뒤 관세율을 15%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행 압박을 받아 온 3500억달러(약 50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한 정부의 대응 수위도 관심사다. 애초에 구속력이 없었던 업무협약(MOU) 형태의 합의였던 만큼 한국이 투자 의무를 이행할 명분은 이전보다 약해졌지만,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프로젝트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판결이 바닥을 찍고 상승 중인 우리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호재와 악재가 겹쳤지만,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안 법률을 활용한 관세 정책 재편에 착수한 가운데 (무역법)122조 관세 적용 품목, 적용기간 이후의 관세 체계, 주요국과 체결한 무역합의 유효성, 관세환급 등에 걸쳐 광범위한 불확실성이 야기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