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밀가루값 10% 이상 내려야… 가공업체 줄인하 주목"

세종=박광범, 김도현 기자
2026.02.24 04:00

공정위, 국회 업무보고
민생 밀접분야 담합 집중점검
과징금 부과율 상한확대 추진
"전속고발권 폐지하는게 맞아"
형벌정비로 기업부담 최소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제분업체의 밀가루 가격 인하폭이 충분치 않다며 추가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밀가루 가격 담합조사 이후 일부 제분업체가 가격을 내렸지만 원가 하락분을 고려하면 인하폭이 더 커야 한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밀가루 가격이 어림짐작해도 10% 이상은 하락하는 게 맞는 것같다"고 밝혔다.

밀가루 가격을 담합 전 대비 최고 42.4% 인상한 제분업체들이 최근 가격을 5%가량 인하한 것이 미흡하다는 취지의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공정위는 지난 19일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삼양사 등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사업자들의 가격담합 의혹에 대해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보고서에는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 제재가 임박한 시점에 제분업체들은 일제히 밀가루 가격을 인하했다. 공정위 조사가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설탕과 전분당(올리고당·물엿 등)업체들도 가격을 내렸다.

주 위원장은 "(업체들이) 가격을 지속적으로 하락하도록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설탕과 밀가루 가격이 하락하면 그와 관련한 식품가공업체에서 추가적인 가격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민생과 밀접한 분야의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개선에도 나선다.

주 위원장은 "식품·교육·건설·에너지 민생밀접 4대 분야에서 가격담합을 집중점검하고 경쟁제한적 규제개선 및 소비자 권익증진 방안마련에도 힘쓰겠다"며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실질적 억제를 확보하기 위해 과징금 부과율 상한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높이고 조사권 강화를 위해 조사불응시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조사에 불응하는 기업에 직전 사업연도 총매출의 최대 1%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개선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주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공정위의 권한이 너무 크다며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든, 일정 숫자 이상 국민에게 주든지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주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게 맞다"며 "제 소신일 뿐 아니라 대개 선진국들이 그런 방향으로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기업부담이 발생하지 않게끔 우선 형벌조항을 다 정비해야 한다"며 "형사사법체계와 행정법 제재가 충돌하지 않고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게끔 운영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과 통상문제가 우려되는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과 관련해선 플랫폼과 입점업체간 갑을관계를 규율하는 '공정화법'만 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반발이 큰 플랫폼기업의 독과점 행위를 규제하는 부분은 제외한 일종의 절충안이다.

주 위원장은 "공정화법은 예정대로 추진해야 하고 독과점법은 지금으로선 (추진이) 어렵다"며 "공정화법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으로 피조사 회사가 외국 기업이든 한국 기업이든 비차별적으로 적용한다는 원칙만 준수하면 통상이슈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낸 쿠팡의 영업정지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영업정지의 법적 요건인 개인정보 도용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영업정지 가능성이 불분명한 것은 맞지만 정보도용 및 재산상 손해발생 여부가 확인되면 영업정지를 포함한 조치가 가능하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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