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1개월 이내에 그칠 경우 국제유가(두바이유) 수준은 배럴당 80달러 내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공습이 장기화되고 수개월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으로 오를 수 있다.
미국이 끝내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오일쇼크'와 같은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가가 배럴당 150 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쿠웨이트,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이웃국가에 폭격을 가하며 '피의 보복'을 예고하고 있어, 전쟁 장기화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선에 근접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대 4.98%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이된다.
경제 규모에 비해 원유 소비량이 많은 우리 경제는 국제유가가 크게 오를 경우 물가상승 압력을 크게 받는다. 이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져 내수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 수출 등 경상수지도 악화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올해 정부가 제시한 2% 성장도 물건너갈 수 있다.
금융시장은 이미 요동쳤다. 3일(현지시간) 원/달러 환율은 한때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오일쇼크가 발생하더라도 1,2차 오일쇼크 때와는 다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이 원유 생산을 본격화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도 원유 비축량을 늘려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208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수급 위기 대응 능력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정부 비축유는 7648만 배럴, 업계가 비축하고 있는 물량은 7383만배럴 규모다. 3개월 내에 추가 확보 가능한 물량은 3500만배럴 수준으로 이를 더하면 208일 분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에 더해 중동 외 원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비상 대책을 가동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통해 북미·중남미 등 중동 외 지역으로부터 원유 구매 자금 지원 한도를 기존 90%에서 100%로 확대키로 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해서는 필요한 자금을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다. 필요시 비축유 방출을 통해 신속히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주요 품목의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며 "우리 기업이 대체 물량을 원활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국내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