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불 돌파...유류세 추가 인하도 검토?

세종=김온유 기자
2026.03.09 17:17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국내 기름값이 9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0.7원으로 전날보다 5.3원 올랐다. 2026.03.09.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중동 사태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20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유류세 추가 감면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고가격제 시행을 주문한 만큼 정책 효과를 지켜본 뒤 추가 감면을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등 경제주체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폭넓게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인하된 유류세를 추가 감면해야 한단 요구가 제기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가격 찍어 누르기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유류세 인하와 비축유 방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본격화되기도 전부터 국내 기름값이 급등한 만큼, 실제 국제유가 상승이 반영되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유(WTI)와 유럽 브렌트유가 나란히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150달러를 돌파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본격적인 물가 상승을 촉발한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였다. 당시 2022년 3월 두바이유·브렌트유·WTI는 12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는데, 국제유가 급등이 전체 물가를 견인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458개의 가중치 합계는 1000이다. 이중 석유류(휘발유, 경유 등 6개 품목)의 가중치는 46.6으로 이는 농산물(38.4), 채소류(14.3) 등보다 높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도 "국제유가는 시차를 두고 운임비 등 제반 비용을 모두 상승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지난달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다음달까지 2개월 연장했다. 현재 휘발유 7%,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10%의 인하율이 적용되고 있다. 실제 가격 인하 효과를 계산하면 인하 전 세율 대비 휘발유는 ℓ(리터)당 57원, 경유는 ℓ당 58원, LPG부탄은 ℓ당 20원 정도다.

이는 중동 사태 발발 직전 결정돼 현재의 유가 급등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석유 제품에 대한 최고가격제 도입을 지시한 이후 유류세 추가 감면 검토를 연달아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두 정책이 모두 가격 감면 정책으로 성격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재정경제부는 당장 유류세 추가 감면엔 선을 그었다. 최고가격제를 시행한다면 어느 정도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단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다만 정부가 결정해 국무회의 의결만 거치면 추가 인하할 수 있는 만큼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단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도 모두 가격을 떨어트리는 정책이라 일단 최고가격제 시행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유류세 인하는 필요하다면 국무회의 의결 후 바로 인하폭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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