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태백서 요양·어린이 병원 운영…필수의료공백 메꾼다

조규희 기자
2026.03.19 14:00
성헌규 근로복지공단 의료복지이사(왼쪽부터 여섯 번째)와 이상호 태백시장(왼쪽부터 일곱 번째)이 지난해 4월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에서 태백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개소식을 진행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근로복지공단

지역 소멸과 인구 감소에 따라 고령층과 영·유아의 의료 사각지대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근로복지공단이 필수 의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 앞장서는 이유다.

근로복지공단은 19일 태백요양병원과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개설 등 태백시와 협력해 의료취약지의 필수 공공의료 서비스를 확대한 사업이 '지역과 상생하는 공공의료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 태백시는 폐광 이후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지역이다. 인구 3만7000여명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이 29%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속한다.

그러나 노인 전문 요양병원이 없고 밤에 아이가 아플 때 갈 수 있는 소아 야간진료 병원도 없어 야간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들은 인근 도시까지 왕복 두 시간 이상 이동해야 했다. 이런 의료 공백은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넘어 젊은 부모 세대의 지역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도 지적돼 왔다.

이에 공단은 태백시와 협력해 공단 태백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필수의료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충했다. 먼저 지난 2024년 2월 태백병원 내에 55병상 규모의 태백요양병원을 개설해 지역 어르신을 위한 장기요양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원 초기 52.2% 수준이던 병상 가동률은 1년 만에 84.3%까지 상승하며 지역 주민들의 이용이 크게 늘었다.

공단은 소아 야간진료 공백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2024년 기준 태백시에는 소아청소년 인구 약 4900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야간 진료가 가능한 어린이병원이 없어 늦은 밤 아이가 아플 경우 원주나 강릉 등지로 이동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단과 태백시는 협약을 맺고 지난해 4월 태백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공단 태백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을 개설했다.

공단은 병동 개조와 의료인력 확보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태백시는 조례 개정과 운영 예산 지원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태백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은 평일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진료를 실시해 개설 첫해에만 1029명의 소아 환자를 진료했다.

이와 함께 공단과 태백시는 지역 간호 인력 확보와 청년 정착을 위해 '태백 나이팅게일 통장 지원 제도'도 도입했다. 공단과 태백시가 재원을 절반씩 부담해 청년 간호사에게 월 40만원을 3년간 적립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태백병원은 간호 인력의 취업기회 확대와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태백시는 청년 인구의 지역 정착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태백요양병원과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은 공단이 보유한 산재병원 인프라와 태백시의 정책 지원이 결합된 지역상생 공공의료 모델로 공공기관과 지방정부가 협력해 의료취약지의 필수의료 서비스를 확충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런 지역 협력 기반 공공의료 모델은 정부혁신 사례로도 인정받아 2025년 정부혁신 우수사례 평가에서 최우수상(고용노동부장관상)으로 선정됐다.

박종길 공단 이사장은 "의료취약지에 필수의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국정과제 중 하나"라며 "공단은 앞으로도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의료격차 해소 등 공공의료기관으로서 필수의료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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