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납사 수출 제한…정부 '긴급수급조정명령' 발동 준비

세종=조규희 기자
2026.03.24 13:16
19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진열된 과자. 2026.3.19/사진=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부가 이번주 내 나프타(납사)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발동한다. 생산·도입 출하량 보고가 의무화 되며 매점·매석이 금지되는 긴급수급조정명령도 시행될 예정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납사의 경우, 현재 생산·도입량을 (정부에)보고하고 매점·매석 금지, 수출제한 등을 포함해 상황이 장기화되면 긴급 수급조정을 할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조치는 이번주 내로 관계부처와 협의 후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납사 수급에 차질을 빚은 상황. 특히 납사 소요량의 45%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데 이중 6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중동 노선이라 산업계에서는 생산 중단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세탁기 등 대형가전의 내·외자재를 구성하는 고기능 플라스틱(ABS)를 비롯해 라면, 즉석밥 등 가공식품의 포장용기 부족 사태는 국민 생활과 직결 돼 있다. 정부가 납사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와 긴급수급조정명령을 발동하는 이유다.

사실 대한민국은 원유 제품을 가공해 수출하는 국가다. 최근 1~2년 평균 원유 도입량 대비 수출 비중이 52.5%~59.5%에 달한다. 수출 비중은 △경유 42% △휘발유 22% △항공유 18% △납사 7% △기타 아스팔트·윤활유 11% 등이다.

앞서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휘발유, 경우, 등유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이뤄지고 있다. 이번 납사 수출제한은 단순히 7%의 납사 수출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정유사가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경유나 휘발유 생산을 일부 줄이더라도 석유화학 원료인 납사 생산 수율을 높여 내수로 돌리라는 압박성 메시지다.

양 실장은 "정유업체들이 납사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국내 수급으로 돌릴 예정이며 상황이 더 어려워지면 필수 설비가 꺼지지 않도록 수급 조정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3.24. /사진제공=산업통상부

긴급수급조정명령은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수급이 불안정할 때 발동하는 강력한 행정 명령이다. '공급망 안정화 지원을 위한 특별법',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한다.

석유사업법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장관이 △석유제품 종류별 생산 비율 조정 △석유의 도입 방법 및 지역 등 수출입 조정 △지역별·주요 수급자별 석유의 배정 등을 명령할 수 있다. 다른 법도 유사한 내용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가격이 오른 납사의 수입에 대한 차액 보전도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상황이라면 4월말에서 5월초까지의 물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그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양 실장은 "도입할 때 경쟁도 있고 가격도 높아지는 상황인데 정부가 도움을 주기 위해서 기존 수입 루트가 아니라 다른 루트를 통해 도입할 경우에 차액을 지원하는 것도 추경에 신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화업체의 가동 중단 사태와 관련해서는 전체 공급 물량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양 실장은 "여천NCC 가동 중단은 프로필렌을 생산했던 OCU 공장의 가동중단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연간 14만톤을 생산하는 것이라 큰 이슈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모든 조치는 결국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해서인데 기업 입장에서는 수입 물량이 제한적이며 대금 결제 문제 등이 걸려서다.

산업부는 4월 중 2246만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며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공급 다변화를 지속 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주 내 석유최고가격을 다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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