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업발전에 획기적 성과를 가져온 녹색·백색혁명의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 새로운 농생명 산업의 무대로 주목받고 있는 전북 전주가 그 무대다.
농촌진흥청 출신들로 구성된 (사)농진중앙회는 26일 전북 전주 농진청 본청 고객지원센터에서 라승용 중앙회장을 비롯해 권철희 농촌지원국장, 김두호 부회장, 이규성 전 농진청 차장 등 소속 회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농진회' 창립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1982년 출범한 (사)농진중앙회는 경기도 수원을 중심으로 각도 11개 지역 농진회와 부설 연구소(한국농업개발원)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 수는 1359명에 달한다. 전주농진회 출범으로 회원간 유대는 물론 최근 본격화된 전북 농생명혁신성장에도 크게 이바지 할 전망이다.
이날 창립식에 참석안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농업의 현장을 온몸으로 일군 퇴직 전문가들이다. 통일벼를 개발해 식량자급을, 비닐하우스 농법을 보급해 한 겨울에도 푸른 채소를 맘껏 제공했다. 흰 머리칼 사이로 세월이 보이는 회원이 많았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벼 이삭을 살피던 그 시절 그대로였다.
이규성 전주농진회 창립준비위원장은 "농진청이 2014년 전주로 내려오면서 퇴직하는 전문가중 호남지역에 정착하는 이들이 꽤 많아졌다"며 "이들에게는 전문 기술과 현장노하우가 있고, 무엇보다 농업을 향한 식지 않는 열정이 있기에 이 모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요즘 농촌은 조용한 위기 속에 있다. 일할 손이 줄어들고, 논밭을 지키는 이들의 머리카락이 해마다 더 희어진다. 노동력 감소와 고령화, 이 두 가지 그림자가 들녘을 덮고 있다.
전주농진회 회원들은 이같은 문제 해결에 앞장설 계획이다. 녹색혁명의 현장을 누볐던 발, 백색혁명의 기술을 보급했던 손과 경험을 꺼내 다시 한번 농업 현장과 마주하겠다는 각오다.
당장 전라북도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농생명혁신성장위원회'와 연계해 전문 기술 컨설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수십 년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은 어떤 보고서보다 값질 수 있다. 연구실에서 나온 기술이 실제 들녘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살아있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전주농진회는 5월 총회를 열어 조직을 정비한 후 하반기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농진중앙회 라승용 회장은 "전주농진회는 단순 퇴직자 모임이 아닌 전북 농생명산업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회원들의 풍부한 현장경험이 농진청 사업뿐만아니라 지역 농생명 산업 발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