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원장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임금인상과 별개"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4.14 04:10

노란봉투법 기자간담회… "하청노조와 대화하라는 것"
경영계 과도한 우려 지적… 법 개정 한달간 294건 접수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사진)이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의 취지는 노사가 만나 대화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정 노조법으로 인해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임금인상이나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한다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정 노동조합법 현장안착을 위한 노동부·노동위원회 공동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 위원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정 노조법은 절차에 관한 것인데 임금인상이나 직접고용과 같은 실체적 권리·의무가 발생하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하청노조가 교섭할 수 있는 범위를 원청까지 확대하고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나 원청교섭을 위한 노조간 교섭단위 분리 여부 등을 판정한다.

박 위원장은 개정 노조법이 절차에 관한 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면 하청노조와 만나 교섭을 하라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하청이 밤에 일하기 힘드니 원청과 같이 일하게 해달라거나 받는 금액이 너무 적으니 하청에 임금대가를 더 올려달라는 요구 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은 일하는 과정에서 원·하청 관계없이 원청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안전에 관해 교섭해야 한다고 해서 임금인상이나 직접고용도 하라는 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온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성이 인정된다 해도 해당 사안에 대해서만 교섭이 가능하지 다른 의제에 대한 교섭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개정 노조법 시행 한 달 상황에 대해 "순탄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사간 분쟁이 격화하는 등 현장혼란 우려가 제기되지만 이는 과도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하청노조의 임금인상이나 직접고용 등의 제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경영계 우려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도 "아직은 본격적으로 경영계 우려가 나타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이달 10일까지 한 달 동안 1012개 하청노조·지부·지회에서 372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원청의 사용자성과 관련,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은 총 294건이며 이 중 취하종결이 197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용자성 인정 19건, 기각 8건으로 나타났다.

지방노동위원회마다 판정이 달라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각 하청노조마다 사안이 달라 판정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포스코 하청노조가 제기한 교섭단위 분리요구에 대해 분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에 대한 하청노조의 교섭단위 분리요구를 기각했다. 박 위원장은 "포스코의 경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입장이 달라 분리해서 교섭하는 게 맞다고 판정했을 것"이라며 "쿠팡은 심야노동 관련 의제인데 교섭분리보다는 같이 교섭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기각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개정 노조법 이행과정에서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책임감을 갖고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계는 사용자성을 인정하면 불법파견 책임을 지거나 임금인상, 직접고용까지 엮이게 될 것이란 우려 때문에 대화에 응하지 않는 것인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계도 과하게 주장하는 내용이 많다"며 "개정 노조법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데 노동위에서 모든 주장을 다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