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할당관세 물량을 늦게 풀거나 가격을 높여 파는 이른바 '꼼수 유통' 차단에 나섰다. 앞으로 수입업체는 일정 기간 안에 물량을 시장에 공급해야 하며 의무를 어기면 할당관세 혜택이 취소될 수 있다.
정부는 7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할당관세 제도개선 후속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재정경제부·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는 3월 9일부터 4월 16일까지 긴급 할당관세 도입 품목을 대상으로 통관·유통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대형마트 기준 바나나 가격은 4%, 망고 20%, 파인애플 11%, 냉동 고등어 3%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일과 냉동 고등어 등 주요 품목에서 시장 방출 지연 등 유통 차질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할당관세 세율 인하 효과를 일부 업체가 편취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할당관세는 기본관세율 대비 최대 40%포인트까지 관세율을 한시 인하하는 제도다. 특정 품목의 관세를 낮춰 수입 가격 부담을 줄이고 물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저장성이 있는 농수산물 등을 중심으로 수입신고와 보세구역 반출을 고의로 지연하거나 시장 공급을 늦추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유통 지연 우려도 제기되면서 선제적 관리 필요성이 부각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저장성이 높거나 국내 유통 구조가 복잡한 품목 등을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집중관리 품목에는 신속 유통 의무가 부과되며, 위반 시 할당관세 추천 취소와 관세 추징 등 제재가 가능해진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이달 중 할당관세 추천요령도 개정할 계획이다. 수입업체의 판매 예정가격 제출과 일정 기간 내 시장 공급 의무 등을 세부 기준에 반영하고, 의무 위반 시 제재가 이뤄지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정부는 지난 4월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집중관리 품목 지정 근거와 반출기한 설정 등을 마련했다. 오는 7월에는 정기 세법 개정을 통해 보세구역 반입 후 가산세 부과 기준을 현행 30일에서 20일로 강화하고, 신속 공급이 필요할 경우 세관장이 직접 반출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설탕은 시장 방출 의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한다. 냉동 고등어는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 대상 품목에 추가해 관리한다.
정부는 3월부터 관계기관 합동 '농축산물 할당관세 관리 TF'를 운영해 품목별 통관과 유통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TF에는 농식품부를 비롯해 재정경제부, 관세청, 농관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이 참여한다.
또 2027년 도입을 목표로 할당관세 품목을 전담 관리하는 기구도 검토 중이다. 전담기구를 통해 수입·유통·판매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하는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