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만원 올라도 130원 썼다...한국인 유독 '찔끔 소비' 이유가

세종=정현수 기자
2026.05.07 12:00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7,000선을 돌파하며 장을 마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공동취재) 2026.5.6/뉴스1

한국의 주식 자산효과가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오른 만큼 소비 재원으로 활용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주가가 1만원 상승할 때 소비 재원으로 활용되는 금액은 130원(1.3%)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은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24년까지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패널을 이용해 한국의 주식 자산효과를 추정한 결과다.

한국의 주식 자산효과는 유럽과 미국 등 여타 선진국보다 낮았다. 이들 국가는 주가가 상승할 때 자본이득의 3~4% 정도가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한은은 "가계의 주식자산 투자 저변이 협소해 주가 상승의 체감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기준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식자산 규모는 77%로 미국(256%)이나 유럽 주요 국가(184%)를 크게 밑돌았다. 주식자산의 분포도 주로 소비의 주가 반응이 작은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돼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국내 주식의 경우 그간 수익률이 낮고 변동성은 높아 가계가 자본이득의 영구적 소득이 아닌 되돌려질 수 있는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점도 소비 증가 효과를 약화시켰다"며 "주식시장에서 실현된 이익이 부동산에 우선 투자되면서 추가적인 소비 여력 확보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의 주식 보유가 대폭 늘고, 참여 계층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2025년 중 가계의 주식 자본이득은 2011~2024년 평균의 22배에 달하는 429조원에 이른다. 그만큼 자산효과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은은 "주식투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외 여건 변화로 주가가 크게 조정받을 경우 주가 하락시 역자산효과가 더 큰 경향과 맞물려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우려가 있음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가계 전반의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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