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는 18개 플라스틱 파렛트 제조·판매업체들이 파렛트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7억3700만원을 부과했다고 7일 밝혔다.
파렛트(Pallet)란 물류 관리 과정에서 낱개의 여러 화물을 하나로 묶어 운송하기 위해 깔판처럼 쓰이는 자재다. 지게차 등을 이용한 화물 운송 작업 및 보관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석유화학, 사료 등 품목의 물류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18개 파렛트 업체들은 23개 사업자가 파렛트 구매를 위해 실시한 165건의 입찰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가격 경쟁 회피와 저가 투찰 방지 등을 목적으로 전화 통화, 대면 모임, 모바일메신저 대화 등을 통해 사전에 각 입찰별 낙찰예정자, 들러리 업체, 투찰가격 등을 합의했다.
들러리 업체들은 합의한 투찰가격과 같거나 약간 높은 수준으로 투찰해 합의를 실행했고 낙찰예정자는 그 대가로 담합에서 발생한 수익 일부를 들러리 업체들과 나눴다.
또 5개 파렛트 업체들은 특정업체가 농협에 파렛트를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수익의 일부를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이중 4개 업체들은 단위농협이 파렛트를 직접 구매하고자 개별적으로 견적을 요청하는 경우 농협 납품가보다 높은 견적가격으로 응답해 농협을 통한 구매를 유도하기로 합의(거래상대방 제한)했다. 실제로 견적 문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이를 실행에 옮겼다. 5개 업체 모두 앞선 입찰담합에도 가담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장 내 공급과잉 상황이 발생하자 주요 매입처들은 더 낮은 가격으로 파렛트를 매입하기 위해 입찰방식을 도입했고 파렛트 업체들은 가격 경쟁 회피 등을 목적으로 담합행위를 시작하게 됐다.
이 사건은 국내 주요 파렛트 업체들이 약 6년 8개월간 전국적인 범위에서 다수의 입찰 또는 거래에 대해 실행한 담합행위로 관련매출액이 약 3692억원에 달한다. 담합의 대상이 된 24개 사업자에는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도 포함돼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국내 파렛트 제조·판매업체들 간의 담합을 제재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업에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시켜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