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건 입찰 싹쓸이…경쟁하는 척 '한몸'처럼 움직인 두 업체

세종=박광범 기자
2026.05.12 12:00
사진제공=뉴스1

국토안전관리원의 수중조사용역 입찰에서 짬짜미를 벌인 2개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다음기술단과 우리기술단의 입찰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중조사란 수중구조물의 하부로 최대한 접근한 뒤 육안이나 장비를 활용해 대상 구조물의 물리적, 기능적 결함을 조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사사무소를 개설·등록하거나 엔지니어링사업자 등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업체만 입찰 참여가 가능하다.

국토안전관리원의 수중조사 입찰은 적격심사로 낙찰자를 결정한다. 예정가격 이하이면서 예정가격의 87.745% 이상을 투찰한 투찰자 중 최저가 업체 순으로 적격심사를 실시해 종합점수 95점 이상인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한다.

두 회사는 2016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토안전관리원이 실시한 16건의 수중조사용역 입찰에서 담합을 벌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다음기술단 대표는 다음기술단의 지분 54%를 보유하며 가족관계인 우리기술단 대표와 함께 우리기술단 지분 97.5%를 보유했다. 두 회사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며 직원들도 업무 상황에 맞춰 양사 간 소속을 변경하는 등 업무를 공유하며 근무했다.

두 회사의 인력 교차배치는 낙찰확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담합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적격심사 방식에서는 정확한 예정가격을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두 회사가 각각 다른 금액으로 투찰함으로써 낙찰 가능성을 높이려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투찰가격 합의는 합의가 필요한 입찰이 있을 때마다 다음기술단의 임직원이 투찰가격을 결정함으로써 이뤄졌다. 다음기술단 대표가 대략적 방향을 결정하면 같은 회사 업무팀장이 투찰가격 또는 가격범위를 결정해 전달하는 식이었다.

이를 통해 16건 입찰 모두에서 두 회사는 낙찰자로 선정됐다. 해당 입찰의 총 계약금은 약 8억5500만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담합 행위로 경쟁입찰제도의 취지가 훼손됐고 사업자 간 가격경쟁은 완전히 소멸됐다"며 "담합을 통해 16건의 입찰을 독식함으로써 유찰에 따른 제3자의 참여 기회는 원칙적으로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