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꺾인 국제유가…정부, 최고가격제 출구전략 고심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30 04:37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1

미·이란 간 재충돌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70~80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최고가격을 동결한 지 며칠 만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향후 가격 조정 시점을 둘러싼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8일 기준 국제 원유가격은 배럴당 두바이유 78.59달러, 브렌트유 84.09달러, WTI(서부텍사스산원유) 79.2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미·이란 간 종전협상이 사실상 파기되며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되고 국제 원유 수요 감소와 맞물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면서 정부의 최고가격제 운용에도 변수가 생겼다. 정부는 당분간 최고가격을 유지하되 현행 4주인 가격 조정주기를 앞당길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다만 중동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여전한 만큼 운용 기준 변경 여부는 국제유가 흐름을 지켜본 뒤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최고가격제 종료 조건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며 "가격 변동성의 근본 원인이 중동 상황인 만큼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운용과 함께 중동발 공급 불안에 대비한 원유 수입선 다변화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는 산업안보기금 활용 등을 포함한 지원 방안을 예산당국과 협의하고 있으며, 정유업계와도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유업계는 도입선 다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도입하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운송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도입선을 넓히는 만큼 정부의 인센티브나 물류비 지원이 병행돼야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업계 손실보전 정산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정유업계 요청을 반영해 손실 산정을 위한 기존 8월까지였던 자료 제출 기한을 오는 9월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검증 절차를 거친 최종 손실보전 정산은 연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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