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갈등 재점화, 반도체 종목 약재 등 악재 겹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연준이 말하는 것만큼 인플레이션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12.63포인트(1.52%) 내린 7316.15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52.18포인트(2.19%) 내린 5만1594.1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33.97포인트(1.74%) 하락한 2만4442.94에 마감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다. 위원 3명이 금리 인상 의견을, 9명이 동결 의견을 냈다. 케빈 워시 의장은 "누구도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서 물러서지 않았다"며 물가상승률 2%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채권시장을 설득하지 못했다. 인베스팅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2.28% 상승한 5.2%를 돌파,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1.73% 상승해 4.7%에 근접했다. 미 국채 30년물, 10년물은 장기적인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기대를 반영한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고물가 현상이 지속된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는 의미다.
채권시장 전문가로 꼽히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CEO(최고경영자)는 연준의 금리결정 후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이) 정말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고 싶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목표치 달성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몇 년 안에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장기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채권시장 감시자들이 '우리에게 믿음을 주려면 이제 행동에 나서라'라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군과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를 합동 공습하면서 중동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도 증시 악재였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미군, 사우디 전투기들이 이라크 동부 전역의 여러 테러 물류·무기 거점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주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이집트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 다미에타 항구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해상보안업체 엠브레이는 드론 공격이 의심된다고 했다. 이란 소행이라면 중동 확전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종목은 크게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33% 하락한 1만447.49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9.94%, 샌디스크는 7.32%, 인텔은 5.12% 하락했다. AI(인공지능) 인프라 과잉 투자와 창신메모리를 앞세운 중국의 반도체 기술 추격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