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경매 낙찰가율 40%대 추락…농지담보대출 부실 우려

세종=이수현 기자, 세종=강영훈 기자
2026.11.01 06:05
(경기=뉴스1) 김영운 기자 = 정부 수립 이후 78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농지 전수조사가 5월부터 시작됐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농지의 모습. 2026.4.1.

경매에 나온 농지가 여러 지역에서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팔리면서 농지담보대출 부실 우려가 커졌다. 금융기관이 담보 농지를 처분하더라도 대출금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이미 위축된 매수 심리에 미칠 영향도 변수로 꼽힌다.

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지난달 말 기준 농협상호금융의 농지담보대출 잔액은 70조4820억원이다.

이 가운데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은 8조5626억원으로 추산된다. 만기가 연장되는 경우도 있지만, 연체가 이어져 담보 농지를 처분해야 할 때 경매가격이 낮으면 대출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대법원의 2021년~2026년 분기별 농지 경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낙찰가율은 대부분 지역에서 30~40%대에 머물렀다.

울산은 23%에 그쳤고 경남(31%)·부산(33%)·대전(37%)·경북(38%)도 40%를 밑돌았다. 경기와 세종은 각각 48%였고 전남(70%)·광주(57%)·전북특별자치도(54%) 등 일부 지역만 50%를 넘었다. 지역별 낙찰가율을 평균하면 올해 1분기 47.1%에서 2분기 50.8%로 올랐다가 3분기 42.3%로 다시 떨어졌다.

과거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울산은 2021년 1분기 73%에서 올해 3분기 23%로 50%포인트(p) 떨어졌다. 경남은 63%에서 31%로, 부산은 105%에서 33%로 낮아졌다. 경기 역시 83%에서 48%로 하락했다.

배경으로는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매수 수요 위축이 꼽힌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2021년 저금리와 시중에 풀린 자금으로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농지를 사려는 수요가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농사를 지어 얻는 소득으로 농지를 매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농촌의 쇠퇴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비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농지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매수 위축에 따른 경매시장 침체가 대출금 회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차주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금융기관은 담보 농지를 팔아 대출금을 회수해야 한다. 낙찰가격이 낮아지면 회수액이 줄고 유찰이 반복되면 돈을 돌려받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농가 자금 사정에도 부담이다. 농지를 팔아 빚을 갚거나 생활비·영농자금을 마련하려 해도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 자금 확보가 늦어진다.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추가 대출도 받기 어려워진다.

이미 침체된 농지시장에 정부의 전수조사가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수조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수 심리를 위축시켜 거래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농지 소유자는 대출을 갚기 어려워지고 농협상호금융의 부실로 번질 수 있다.

지난 16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농지담보대출이 약 70조원에 달한다며 전수조사가 농지가격과 연체율에 미칠 영향을 물었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대응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전수조사의 영향에는 선을 그었다. 경매시장 위축은 농지뿐 아니라 부동산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5~9월 감정가 대비 매각가격 비율은 논·밭뿐 아니라 임야·대지·상가에서도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아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뿐 아니라 상가 등 다른 부동산도 함께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담보가치도 하락하고 있다"며 "농협뿐 아니라 신협 등 상호금융 전반의 문제로 볼 수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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