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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잡는 괴물 사냥꾼 '위쳐'가 컴백했다. 넷플릭스 판타지물 '위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위쳐: 블러드 오리진'은 위쳐의 기원을 다룬 프리퀄로, 헨리 카빌 주연 기존 시리즈의 1200년 전 이야기를 그린다. 위쳐라는 '다크 히어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풀어내며 '블러드 오리진'라는 제목에 걸맞은 자극과 서사가 함축된 핏빛 일화를 선사한다.
'위쳐: 블러드 오리진'은 게롤트(헨리 카빌)가 존재하던 시대로부터 1200년 전, 천구 결합 이전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원작에서 게롤트를 시시각각 위협하던 이세계의 위협적인 괴물, 엘프, 인간이 공존하지 않았던 세계가 배경이다. 그런 만큼 괴물 퇴치와 세상의 혼돈을 주된 줄거리로 삼았던 본편과는 다른 이야기를 담는다. 본편에서 엘프족은 억압과 차별을 받던 존재이지만, '위쳐: 블러드 오리진' 속 그들은 제국주의의 화려한 황금기를 살아간다.
프리퀄 주인공은 7인의 엘프다. 엘프의 황금기를 그리면서도, 진트레아라는 엘프 제국의 압제 통치에 반기를 든 7명의 투쟁기를 펼쳐낸다. 이야기는 왕족에 충성하던 전사 가문 출신의 에일라(소피아 브라운)와 피얄(로런스 오푸어런)이 정변으로 가족과 부족을 모두 잃는 비극을 겪고, 자신들의 목숨도 위협받으며 '제국 타도'라는 하나의 목적으로 뭉치며 시작된다.
단출했던 복수 여정은 뛰어난 지략과 무공 실력을 갖춘 에일라의 스승 스키안(양자경), 죽음의 형제라 불리는 칼잡이 칼란(휴 노벨리) 등의 합류와 함께 활력을 키워간다. 나머지 일원도 에일라, 피얄처럼 제국에 원한을 지닌 이들이다. 소중한 존재의 목숨을 빼앗기고, 굴욕적으로 이용당했으며, 옳지 않은 일로부터 도망쳐온 상처로 뭉친 어벤져스다. 피맺힌 원한은 불가능을 가능케 만드는 강한 의지로 발현되며 제국의 숨통을 서서히 조여간다.
제국은 이들의 위협에 맞서 차원의 문을 열어 괴물을 불러들이고, 7인의 전사들도 이에 대적할 존재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바로 위쳐다. 이 세계에서 건너온 괴물의 심장을 이식해 그 초월적인 힘을 흡수한 변이의 존재. 위쳐가 괴물 잡는 괴물이라 불리며 원작에서 인간들의 곁눈짓을 받던 이유다. 최초의 위쳐가 되는 인물은 피얄. 그는 괴물을 죽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영웅담 같은 결말은 얻지 못한다. 변이한 존재의 변칙은 피얄의 인간성을 잠식하고, 통제를 잃은 피얄은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비극적 결말로도 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인과관계를 세심하게 투영함으로써 서사에 힘을 갖는다. 캐릭터들은 저마다 확실한 개성이 존재하고, 이를 형상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왜소증을 가진 멜도프 역의 프란체스카 밀스는 '왕좌의 게임' 속 또 다른 왜소증 배우 피터 딘클리지처럼 단단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차별 속 억압을 해제한다. 유일한 동양계 출연배우인 양자경은 눈빛의 기품과 숙련된 액션으로 7인의 최고 어르신으로서 극을 무게감 있게 끌고 간다. 각 캐릭터들의 개성과 조화를 통해 다차원의 메시지를 함의해 스토리를 흥미롭게 펼쳐낸다.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등의 판타지물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운 단비다. '위쳐' 시리즈를 아직 안봤다면 앞서 봐도 좋고, 이미 봤다면 또 다른 기대감을 갖고 봐도 좋다. 헨리 카빌 같은 할리우드 유명 배우는 없어도, 양자경이 주는 오리엔탈 액션의 카타르시스는 국내 관객의 눈길을 충분히 붙들만 하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는 총 4부작 4시간 남짓으로 구성된 러닝타임도 흐름 이탈을 방지한다. 매력적인 위쳐의 탄생 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