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풀리지 않는 소녀들의 미스터리, '옐로우재킷 시즌2'

정명화(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3.06.23 10:26

베일을 살짝 벗은 소녀들의 '식인의 추억' 전말

사진제공=파라마운트+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새롭고 독창적인 이야기로 작품성과 흥행에서 호평을 받은 미스터리 스릴러 '옐로우재킷' 시즌 2가 거대한 '떡밥'의 일부를 회수하고 9화의 에피소드로 막을 내렸다. 25년 전 비행기 사고로 첩첩산중에 조난당한 여고생들이 수개월 뒤 구조되고, 25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오컬트와 미스터리, 스릴러를 오가며 장르 마니아들을 매료시켰다.

시즌1에서 조난 후 숲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 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는 한편, 서서히 그들에게 다가오는 '그것'의 존재가 그려졌다.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던 시즌1의 큰 줄기는 쇼나와 절친 '재키', 그리고 성인이 된 쇼나의 불륜과 살인을 둘러싼 이야기다. 재키의 남자친구 '제프'의 아이를 임신한 쇼나는 아이를 유산시키려 애쓰지만 결국 실패하고 재키 역시 쇼나의 뱃속 아이 아빠가 제프임을 알게 된다. 쇼나와 다툰 재키는 홀로 오두막 밖에서 밤을 지내고 밤새 폭설이 내리며 그만 동사하고 만다. 시즌1은 소녀들이 조난 당시 인육을 먹고 생존했음을 암시했고, 시즌2에서 식인(食人) 첫 시작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려준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시즌2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납치된 나탈리가 과거 숲에서 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로티'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렸을때부터 예지 능력과 환각을 보던 로티는 정신과 약을 먹으며 영적인 증상을 잠재워왔으나 숲에 고립되며 단약하자 다시 과거의 능력이 살아난다. 숲의 '그것'을 느끼는 로티를 소녀들은 따르기 시작하고, 쇼나는 악조건 속에서 아이를 출산한다. 현재의 쇼나는 살인을 저지른 사실을 남편 제프에게 고백했고 제프와 친구들(나탈리, 타이사, 미스티)는 쇼나의 범죄 은닉을 돕는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가 점점 쇼나를 압박해오고, 타이사의 몽유병 증세 역시 심각해진다. 그렇게 로티가 이끄는 치유 집단으로 모이기 시작한 친구들. 로티는 25년 전 '그것'이 그들은 떠나지 않고 자신들 안에 존재하고 있다며 과거 소녀들이 목숨을 재물로 바친 것처럼 이번에도 '그것'이 원하는 것을 바쳐야 한다고 말한다. 25년 전 숲 속 오두막에서 했던 인간 사냥 의식을 다시 치르는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나탈리가 목숨을 잃게 된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어둡고 몽환적이면서도 폭력적인 소재로 시청자의 구미를 끌어당겼던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다소 지루하고 느리게 전개된다. 각종 TV시리즈 관련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며 화제를 모은 시즌1은 무수한 떡밥을 뿌리며 시즌2를 기다리게 했다. 시즌2에서는 앞서 미루어 짐작했듯 소녀들이 인육을 먹으며 숲에서 생존했다는 것을 사실로 확인시켜준다. 그리고 쇼나가 극한 환경에서 출산을 하지만 사산이었고 그로 인한 폭력이 인간사냥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보여준다. 그러나 여전히 시즌2에서도 이들이 구조되는 과정과 '그것'의 모호한 정체는 드러나지 않으며 시즌3를 예고한다.

'옐로우재킷 시즌2' 역시 상당히 높은 수위의 폭력성을 여과없이 그린다. 25년 전 숲에서 도살을 맡았던 쇼나가 '살생의 맛'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 평범한 주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천진하게 잔혹성을 드러내는 쇼나의 모습은 이들이 지닌 어두운 과거가 현재에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10대 소녀들 특유의 예민한 감수성과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 정체불명의 영적인 존재, 그들이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를 그린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장르물임과 동시에 소녀들의 성장스토리이자 인간의 정신적 문제와 영적인 존재를 그린 심리물이기도 하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호기심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 시즌 1에 비해 시즌2에 들어서며 스토리는 방향성을 잃은듯 우왕좌왕하며 전개는 확연히 느려졌다. 크리스티나 리치, 줄리엣 루이스, 멜라니 린스키, 일라이저 우드 등 쟁쟁한 배우들의 호연과 이들의 아역을 연기한 젊은 배우들이 발군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느슨해진 스토리와 느린 전개는 아쉽다.

시즌3 제작을 확정한 '옐로우재킷'이 떡밥만 뿌리며 이야기의 가지만 이리저리 치다 지지부진하게 막을 내린 앞선 미스터리 TV시리즈들의 나쁜 전례를 밟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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