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이제훈의 '소주전쟁', 전례 없는 無감독 개봉…"숙취 남는 느낌"

한수진 ize 기자
2025.05.29 16:59
유해진(왼쪽), 이제훈 / 사진=스타뉴스 DB

크레디트 전쟁 끝에 한국 영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감독 없는 개봉'을 앞둔 '소주전쟁'. 과연 이 작품은 고생 끝에 단맛을 볼 수 있을까.

29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소주전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바이런 만이 참석해 작품의 제작 과정과 캐릭터 해석, 그리고 촬영 후일담 등을 나눴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위기에 빠진 소주 회사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성과만을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국민 소주의 존망을 두고 맞붙는다. 제목 그대로 소주라는 한국인의 상징적 술을 중심에 둔 드문 서사의 영화다.

대한민국 성인 한 명당 연평균 소주 소비량은 약 53병(2021년 통계청 기준), 전국적으로는 약 23억 병이 출고된다. 소주는 오랜 시간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술이다. 그만큼 대중문화 속 소주는 늘 배경으로는 존재했지만 중심 서사로 다뤄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지점에서 '소주전쟁'은 새로운 시도를 택한다. 단순히 술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그 술을 둘러싼 자본과 인간, 그리고 시대의 갈등을 다채로운 시각으로 풀어낸다.

유해진(왼쪽), 이제훈 / 사진=스타뉴스 DB

스크린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유해진과 이제훈은 이 영화에서 극명하게 대조되는 인물을 연기하며 술맛 나는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유해진이 연기한 표종록은 '회사가 곧 인생'인 국보그룹 재무이사로, 하루의 끝을 동료들과의 술 한 잔으로 마무리하는 인물이다. IMF 외환위기로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리자 직접 발로 뛰며 투자사를 만나고 소주 판촉에 나서는 등 회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유해진은 지난달 개봉한 '야당'에 이어 짧은 시일 내 다시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두 작품 모두 후반에 반전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전체로 볼 때는 큰 차이가 있는 영화다"며 "'야당'의 인물이 야망을 좇는 개인이었다면 '소주전쟁'의 종록은 회사를 위해 사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제훈이 연기한 최인범은 '일은 일, 인생은 인생'이라 여기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이다. 국보소주를 집어삼키기 위해 회사에 접근하지만 표면적으로는 구원투수인 척 회사를 포섭한다.

이제훈은 "M&A와 관련된 역할이라 실제 뉴스와 경제지, IMF 당시 기록을 많이 찾아봤다. 영어 대사도 많아 부담이 컸지만 여러 코치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세세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훈은 최근 출연한 드라마 '협상의 기술'에서 맡았던 역할과 '소주전쟁' 캐릭터가 M&A라는 공통된 테마로 비슷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인범은 훨씬 더 복합적인 질문을 품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의 M&A라는 테마가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인범 역할은 훨씬 더 복합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라며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드라마를 본 분들이라면 영화의 깊이를 더 흥미롭게 느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왼쪽부터) 바이런 만,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 사진=스타뉴스 DB

배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 작품을 정의했다. 유해진은 "단순히 오락영화 재미있게 봤다는 느낌은 아니다.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화다. 어떤 면에서는 숙취가 남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제훈은 "영화에 '부드럽고 프레시하네요'라는 대사가 있는데, 저 자신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계속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면 볼수록 매력이 쌓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소주전쟁’은 작품 자체도 전쟁이었다. 감독 하차와 법적 다툼이라는 제작상의 큰 고비를 넘긴 영화는 이제 관객과의 진짜 전쟁을 앞두고 있다. 치열했던 제작 과정만큼이나 그 결과물 역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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