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 규모가 400조원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으나 업체 간 경쟁과열로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허위·과장광고 문제가 끊이지 않으면서다.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자 자산운용사들은 너도나도 우주항공 ETF를 출시했다. 스페이스X 상장시 이를 최대치로 편입하겠다고 광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건 사례도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실제와 달리 스페이스X를 국내 최초로 편입했다고 홍보해 문제가 돼 금감원이 현장점검을 벌였다. 금감원의 이런 행보는 스페이스X 관련 경쟁을 자제하라는 일종의 경고장으로 풀이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액티브 ETF 홍보 과정에서 상장 전에 구성종목을 사전공개한 일도 논란이었다. 일부 종목 주가가 크게 뛰면서 금감원이 점검에 나섰고 제도개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커버드콜 ETF는 금감원이 ETF 관련 유의사항 안내시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다. '1억원을 넣으면 월 150만원씩 따박따박', '약 17% 분배율 기대' 등 실현되지 않은 목표수익률을 제시하고 안정적으로 분배금을 주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광고문구가 끊이지 않으면서다.
이처럼 ETF 시장 규모와 달리 질적 성장은 더디다. 차별화한 상품을 내놓기보다는 시장 관심에 따라 비슷한 상품을 쏟아내고 그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 경쟁을 벌인다. 실제로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는 29개에 이르고 대부분이 삼성전자(224,500원 ▲7,000 +3.22%)와 SK하이닉스(1,225,000원 ▲2,000 +0.16%)를 절반가량 담을 정도로 유사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슷한 상품으로 경쟁하다 보니 허위·과장광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상품 차별화로 경쟁하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고 시장에 개입할 수도 없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품이 출시되는 만큼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감원은 아예 광고 제도개선 TF를 출범했다. 3분기 내 광고 심사 관련 규정을 뜯어고친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시장의 플레이어인 업계가 움직여야 한다. 반복된 과장광고로 시장 신뢰를 잃으면 ETF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상품 차별화로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