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성 감독의 '파인:촌뜨기들', 워매 징한 것이 나와부렀네!

정명화(칼럼니스트) 기자
2025.07.21 09:46

구멍 없는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 장르적 재미에 몰입도 극강

사진제공=디즈니+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어딘가에 충청도가 끼어들고, 이북 실향민까지, 전국 팔도의 어중이떠중이가 신안 바다로 모여들었다. 바다 속에 가라앉은 보물선을 차지하겠다는 '한탕'의 꿈을 안고. 보물 사냥꾼들의 각축장이 된 목포 바닥에는 걸죽한 전라도 사투리는 물론 새초롬한 서울말과 느긋찬 충청도 말이 어우러진다. 여기에 부산 사기꾼의 표독스러운 말과 그들이 호구라 믿는 이북 출신 쩐주까지 팔도의 '말맛'이 감칠나게 흥을 더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 총 11부작 중 3편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범죄도시',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일찍부터 기대감을 키워온 작품이다.

사진제공=디즈니+

출연배우들의 면면도 걸출하다. 생계형 좀도둑에서 일생일대의 '사업'에 뛰어든 성실근면한 사기꾼 '오관석'에 류승룡이, 그의 오랜 파트너이자 조카인 '오희동'은 양세종, 농염하고 셈 속이 빠른 사모님 ‘양정숙’ 임수정이 팽팽한 삼각구도를 이루는 가운데, 김의성, 김성오를 비롯한 막강 조연진이 출연해 연기 구멍 없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1970년대 경제 성장기, 신안 바다에서 유물이 발굴된 실화를 모티브로 한 '파인:촌뜨기들'은 낮은 신분의 비주류 사람을 의미하는 '파인'에 역시 촌사람을 낮춰 부르는 ‘촌뜨기’를 다시 한번 덧대 중의적인 서사를 암시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을 직접적으로 '촌뜨기들’이라 부르며 조롱과 놀림의 뉘앙스를 풍기나, 도굴꾼, 도둑, 사기꾼 등 주류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의 욕망이 불러올 파장은 제목이 강조하고 있는 어감처럼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을 예고한다.

사진제공=디즈니+

속을 알 수 없는 거친 바다 물살 위에서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모인 이들은 서로에게 등을 보일 수 없는 위태로운 공생 관계를 만들며 보물을 향해 나아간다. 회차를 거듭하며 더욱 판을 키우는 보물찾기는 더 많은 인물들을 불러모으며 돈, 권력, 생존, 치정까지 다양한 욕망들로 채워진다. 개성있는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며 치열한 심리전과 권모술수가 얽혀들며 이후의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각기 다른 계급과 배경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보물'이라는 공통의 구심점 아래 모이면서, 갈등과 배신, 동맹과 이용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을 예상케한다. 매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확장되지만, 흐트러짐 없이 서사를 밀고 나가는 힘은 강윤성 감독의 연출력에서 기인한다.

사진제공=디즈니+

인물 간 관계가 입체적으로 설계되어 있고,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상황과 예상치 못할 전개가 펼쳐지며 보는 이는 극에 몰입하게 된다. 주요 인물들이 서사를 끌고 간다면 신선한 얼굴들이 재미를 더한다. 아이돌 출신의 정윤호는 목포 건달 '벌구' 역을 맡아 전라도 사투리를 찰지게 구사하며 맞춤옷을 입은 듯 매력을 발산한다. 물길잡이 '복근' 역의 김진욱과 목포 다방의 도도한 레지 '선자' 역의 김민이 꽉 찬 재미를 선사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욕망과 모략이 얽히며 서서히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파인:촌뜨기들’. 3편의 공개로 숨죽였던 속내들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각자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고, 또 등을 돌리는 이들의 보물찾기가 돛을 올린 가운데 반전과 권모술수, 갈등의 파도를 어떻게 항해할 것인지 궁금하다.

정명화(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