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스, Z세대에게 이식한 방탄소년단 DNA [K-POP 리포트]

한수진 기자
2025.08.12 10:47
코르티스 / 사진=빅히트 뮤직

빅히트 뮤직의 신인 보이그룹 코르티스(CORTIS)가 뮤직비디오로 선공개한 'GO!(고!)'는 팀의 넷째 성현의 "우린 필요 없어, 다른 sign. Paint the town, 초록색의 lights. 페달에 발을 올려 마치 bike. I just gotta get it watch me go"라는 랩으로 시작한다.

이후에도 곡은 비트와 플로우만을 쥔 채 힙한 사운드를 중심으로 다섯 멤버의 래핑으로 채워진다. 가벼운 멜로디 라인을 배제하고 리듬과 호흡, 플로우의 변화만으로 전개를 밀어붙이는 방식이 곡의 핵심이다. 미니멀한 트랩 리듬 위로 날카롭게 잘린 신스 사운드가 얹히며, 마치 거리 한복판에서 즉흥적으로 터져 나오는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보는 듯한 생동감을 만든다. 각 멤버는 자신만의 톤과 억양으로 바통을 주고받으며 'GO!'라는 제목 그대로 단숨에 밀어붙이는 질주감을 완성한다.

빅히트 뮤직의 초석이 된 방탄소년단은 데뷔 당시 '순도 100% 리얼 힙합'을 표방하며 파워풀한 에너지와 거친 질감의 사운드를 들려줬고, 그 뒤를 이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힙합에서 발을 떼고 K팝 보이그룹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청량과 성장 서사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장했다.

코르티스 / 사진=빅히트 뮤직

그리고 코르티스는 이 두 형의 길 위에서 다시 힙합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방탄소년단처럼 무겁고 직설적인 사회 비판 대신, 10대의 자유분방함과 장난기, 날것의 창작 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랩과 비트가 주도하는 사운드 속에서 음악·안무·영상까지 스스로 만들어가는 '영 크리에이터 크루'라는 정체성은 방탄소년단의 자기표현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감각적 세계관을 절묘하게 잇는다.

방탄소년단이 데뷔곡 'No More Dream(노 모어 드림)'(2013)으로 "니 꿈은 뭐니"라고 노래하며 청춘의 시선으로 기성세대의 틀을 부수며 '스스로 꿈을 찾아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2019)로 유년과 소년의 경계에서 겪는 불안과 고립, 그리고 관계를 통한 치유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전자가 사회와 맞서는 직선의 언어라면, 후자는 내면의 감정을 은유로 풀어낸 곡이다.

코르티스는 이 두 축을 절묘하게 결합해 세상이 정한 기준을 거부하는 당찬 태도와 10대만이 표현할 수 있는 솔직하고 즉흥적인 감각을 'GO!'라는 랩 중심 트랙 속에 담아냈다. 그들의 첫 목소리는 선언이자 초대장처럼 청춘의 속도와 색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방탄소년단이 세상에 나온 지 13년이 됐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데뷔 7년 차를 맞은 지금, 빅히트 뮤직이 꺼내든 세 번째 보이그룹 코르티스는 두 형 중 방탄소년단의 창작 주도성과 닮아 있다. 'GO!'를 세상에 내놓으며 자신들을 '영 크리에이터 크루'라 소개한 이들은 전곡 작사·작곡·안무·영상 제작을 직접 하며 팀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코르티스 / 사진=빅히트 뮤직

이는 방탄소년단이 데뷔 당시 "힙합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진솔한 음악"이라 선언하며 믹스테이프 제작과 전곡 작사·작곡 참여로 신념을 증명했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다만 코르티스는 무겁고 직설적인 사회 비판 대신 미니멀 트랩 비트와 날것의 플로우, 10대의 자유로움과 창작의 즐거움을 전면에 배치한다.

'GO!' 뮤직비디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거리를 무대로 틀에 얽매이지 않은 순간들을 포착한다. 세차 기계 물줄기를 맞으며 뛰놀고, 360도 카메라를 입에 문 채 달리는 장면, 스톱모션과 빠른 컷 편집 등은 곡 전반에 깔린 힙합의 자유분방함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이 노래를 비롯해 'What You Want(왓 유 원트)', 'FaSHioN(패션)', 'JoyRide(조이라이드)', 'Lullaby(럴러바이)'까지 내달 공개할 데뷔 앨범의 모든 트랙 크레디트에 멤버 이름이 올라가 있다. 각 곡마다 최소 3명 이상의 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음악과 안무, 영상까지 경계를 허문 공동 창작 방식은 '영 크리에이터 크루'라는 네이밍이 단순히 그룹을 띄우기 위한 수식이 아니라 실제 작업 방식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처럼 시작부터 팀의 색과 정체성을 분명히 한 코르티스의 완성형 데뷔 준비는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다음 그룹으로서 어떤 빛깔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형들은 이미 국내 무대만으론 턱없이 좁을 만큼 세계적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일단 'GO!'로 보여준 맛보기는 K팝 팬들의 입맛을 돋우기 충분했다. 정식 데뷔 날이 기다려지는 가운데 코르티스가 형들의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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