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녀 다영, 뚝심의 10년

한수진 기자
2025.10.15 16:59
우주소녀 다영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우주소녀 다영을 보며 다시금 포기란 배추를 셀 때나 쓰는 말임을 절감하게 된다.

다영은 지난 9월 첫 디지털 싱글 'gonna love me, right?(고나 러브 미, 라이트?)'를 발매하며 첫 솔로 앨범을 냈다. 타이틀곡 'body(바디)'는 발매 직후 멜론 TOP100 30위권, 바이브 급상승 차트 1위에 올랐다. 음악방송 SBS '더쇼'에서는 1위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다영은 음악방송 1위 현장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에 모두가 마음이 뜨거워진 건 10년 동안의 인고가 어땠을지, 그 무게를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데뷔 10년 차에 오직 자신의 이름으로 성취한 첫 1위는 수많은 좌절을 삼킨 필연이었다. 연예계에서, 특히 변화가 빠르고 세대교체가 잦은 K팝 신에서 다시 일어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다영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다영이 속한 우주소녀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아픈 손가락이라 불릴 만큼 오랫동안 뚜렷한 전성기를 맞지 못한 팀이다. 그 중에서도 다영은 상대적으로 주목 밖의 멤버였다. 하지만 다영은 현실에 갇히지 않았다. 대신 주어진 것들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몫을 묵묵히 채워갔다. 그렇게 쌓인 시간은 결국 그에게 값진 성취를 가져다 줬다.

특히 이번 다영의 솔로로서 성취가 더욱 값진 이유는 그 과정이 철저히 자신의 힘으로 완성한 결과라서다. 이번 앨범은 단기간에 쉬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다영은 3년 넘게 솔로 데뷔를 준비하며 곡의 콘셉트와 사운드, 비주얼 방향까지 직접 지휘했다.

우주소녀 다영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기 위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그곳에서 다영은 현지 작곡가들에게 “나는 K팝 아티스트인데, 도와줄 수 있겠냐”고 직접 연락을 취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에릭남이 현지 프로덕션을 지원하며 녹음이 본격화됐다.

완성된 곡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대개는 회사가 아티스트의 콘셉트를 기획하고 앨범 방향을 주도하지만, 다영은 그 반대였다. 결과물로 가능성을 증명했고, 결국 자신이 주도한 첫 솔로 앨범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뻔하지 않았던 파격 변신이 성공의 불씨가 됐다. 기존의 쾌활함과 활력은 살리되 건강한 섹시미를 강조해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이다. 다영은 과도한 노출이나 자극 대신 자신감과 에너지로 완성한 '당당한 섹시'를 택했다.

'body'의 메시지는 단순히 외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랑의 감정, 순간의 열기,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태도를 노래한다. '말보다 먼저 닿는 건 감정, 그리고 태도'라는 메시지처럼, 이 곡은 다영이 그간 무대에서 쌓아온 표현력과 자기 확신의 결과물이다.

다영은 제 손으로 새로운 길을 열었다. 기다리지 않고 행동하며,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누가 만들어주느냐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버티느냐가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다영은 스스로 증명했다. 그리고 지금 'body'의 멜로디는 그 증명이 되어 더 세차게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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