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피노키오 코처럼 뻗어가는 진심 [뉴트랙 쿨리뷰]

한수진 기자
2025.11.05 12:08
아홉 / 사진=F&F엔터테인먼트

소년의 불완전함이 빛으로 통과될 때 음악은 성장의 기록이 된다.

보이그룹 아홉(AHOF)은 이처럼 미니 2집 'The Passage(더 패시지)'를 통해 한층 깊어진 감정의 궤도를 보여준다. 전작인 데뷔 앨범 'WHO WE ARE(후 위 아)'가 '우리는 누구인가'를 묻는 자화상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럼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서툴고 불안하지만 그 안에서 진심을 찾아가는 여정. 아홉은 그 통과의 과정을 밴드 사운드로 정교하게 설계했다.

타이틀 곡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싫어해'는 제목처럼 솔직함을 주제로 한다.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소년의 내면을 들여다보듯 조심스럽고, 점차 드럼과 베이스가 겹쳐지며 감정이 팽창한다. 후렴부에서는 다양한 사운드가 웅장함을 이루며 '너에게만은 용기내 솔직하고 싶다'는 메시지가 터져 나온다. 멤버들의 보컬은 곡의 감성을 잘 수반한다. 불안한 호흡과 미세한 흔들림이 오히려 진심의 질감이 된다.

데뷔 앨범부터 합을 맞춰 온 빅히트 뮤직 소속 프로듀서 엘캐피탄(장이정)의 손끝은 여전히 섬세하다. 이번 타이틀 곡은 전작보다 감성의 밀도를 높이고 사운드의 층위를 한층 확장했다. 전반적으로 밴드적 리얼리즘과 팝의 정교함을 동시에 유지한다.

뮤직비디오는 그 감정을 시각화한다. 화살을 쏘아 올리거나, 과실을 따려 애쓰다 추락하는 장면들은 거짓과 진실, 욕망과 순수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소년의 내면을 은유한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서사를 차용하면서도, 그들은 성장의 통증을 동화처럼 감싸지 않는다. 오히려 초원과 혹한, 빛과 어둠을 오가는 상반된 공간 속에서 진심의 온도를 증명한다. 피노키오의 코가 자라듯 이들의 진심 또한 거짓과 진실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뻗어간다.

수록곡들은 일기처럼 연결된다. 인트로 '아홉, 빛나는 숫자의 시작'은 전작의 아웃트로를 편곡해 서사의 순환 구조를 만든다. '1.5x의 속도로 달려줘'에서는 브라스와 기타 리듬으로 청춘의 질주를 표현하고, 팬송 '다신 너를 잃지 않게'에서는 신스 패드와 리버브가 공간을 채우며 팬과의 약속을 기록한다. 마지막 트랙 '잠든 일기장'은 기타 리드 위로 신스가 흐르며 다시 이어질 다음 페이지를 예고한다.

아홉은 이 앨범에서 기술적으로 단단해졌고 감정적으로는 여전히 흔들린다. 그러나 그 균열 속에서 빛이 스며든다. 진심이 자라나는 과정을 기록한, 불완전함의 미학이 있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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