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토요 예능 ‘놀면 뭐하니’가 한 주 쉬었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야구 경기 중계 때문에 결방했다. ‘놀면 뭐하니’ 입장에서는 이번 결방이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방송이 어느 때보다 좋은 추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흐름을 끊어야 했다.
‘놀면 뭐하니’는 2026년 들어 2월까지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이 총 9회 중 5회를 4%대 후반과 5%대를 찍어 상승세와 안정세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 4%대 초반으로 나온 나머지 4회도 의미가 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주춤할 때는 3%대도 종종 내려가던 시청률이 모두 4%대를 지키고 있기 때문.
‘놀면 뭐하니’는 지난해 5월 2%대까지 떨어지는 하락세와 침체를 겪었다. 박진주와 이미주가 하자하고 이이경도 몇 달 후 추가로 떠나는 등 멤버 변동으로 프로그램의 근간이 흔들리는 모양새였다.
가을 들어 ‘놀면 뭐하니’의 치트키인 음악 예능이 위기를 타개했다. ’80 MBC 서울 가요제’로 시청률이 6%를 넘어서는 등 급반등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방송인들을 모아 의욕적으로 준비한 ‘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이 3%대로 다시 떨어지는 등 시청률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청률만이 아니라 부정적인 대중 의견 확산도 문제였다. 커뮤니티 게시판이 대중 전체 의견을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참고는 해야 할 지표인데 부정적인 반응이 강했고 고정관념화됐다. ‘‘놀면 뭐하니’의 전신인 ‘무한도전’부터 봐오던 비슷한 예능 포맷의 반복인데 재미는 ‘무한도전’만 못하니 식상하고 권태롭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이번 새해 들어 ‘놀면 뭐하니’의 반등이 의미 있어 보이는 것이 이 지점이다. 시청률만 상승 안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게시판 의견도 크게 밝아졌다. ‘미친 폼’ ‘무도 시절이 떠오른다’ ‘오랜 만에 생방으로 챙겨보게 됐다’ 등 한참을 보기 힘들었던 밝은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반전은 새로운 영입 멤버 허경환 덕이 일단 상당해 보인다. 허경환은 개그 연기와 토크에 모두 능한 개그맨이라 본인이 웃음을 이끌어내는 개인기도 좋지만, 유재석 하하 주우재 등 기존 멤버들과 합을 맞춰 웃음 케미가 좀 더 매끄럽게 돌아가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게스트들의 활약이 더해졌다. 올해 들어 등장한 김광규 박명수 정준하 양상국 등은 최근 회차들의 공통된 포맷인 상황극에 있어 발군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놀면 뭐하니’는 올해 들어 휴식을 위한 동호회 모임이나 지방사람의 서울 구경 같은 설정에 기반해 상황극을 근간으로 웃음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상황극 예능은 콩트 설정이 깨지고 현실의 본캐가 삐죽 뚫고 나올 때 큰 웃음을 유발한다. 멤버들이 식당에서 동호회 횡령 문제로 티격태격할 때 박명수가 들기름이 부족하다며 이모님을 불러달라고 뜬금포를 던지는 상황이 그러했다.
김해 사람 양상국을 서울 구경시켜 준다 불러 놓고 이야기를 나누다 지금은 서울 강남 역삼동 살고 있다는 현실의 거주지가 튀어나왔던 상황도 반응이 뜨거웠다. 이런 상황극 예능과 함께 멤버들이 서로 치고받는 디스 티키타카의 재미도 ‘놀면 뭐하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늘렸다.
김광규 박명수 정준하 양상국 등 탱커 역할을 잘 하는 게스트들이 구박과 놀림을 당하고 이에 대한 너스레 반응이 큰 웃음을 이끌어냈다. 서울 구경 회차의 경우 멤버들의 식비, 쇼핑비 등을 한 사람이 몰아내는 내기를 하는 설정으로 디스 티키타카의 재미는 극에 달했다.
걸린 멤버를 조롱한 멤버가 다음 내기에서는 자신이 희생양이 되는 새옹지마 과정에서 반전되는 태도들은 자연스럽게 웃음을 만들어낸다. 내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모습도 개그 가치가 높다. 내기가 치러지는 동안 멤버 간의 입담 디스전도 말맛이 좋은 토크 개그다.
‘놀면 뭐하니’의 이번 반등은 희망적이면서 미완이기도 하다. 음악 예능 외에는 반등의 실마리를 못 찾던 기존의 흐름에서 일상적으로 시도하던 아이템인 상황극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든 것은 다음 주 새로운 방송분을 기대할 만하다.
반면 이번 반등이 게스트들의 맹활약 덕도 크다는 점에서는 미래가 불확실한 측면도 있다. 이번처럼 ‘똘똘한’ 게스트가 이어지지 못할 경우 계속 ‘미친 폼’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놀면 뭐하니’의 내용만이 아니라 행보 자체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최영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