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이혼'으로 세금 100억 은닉…집에는 홀인원 트로피·명품 '가득'

김유진 기자
2026.04.02 00:41
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이 고액 체납자들의 은닉 수법을 공개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이 고액 체납자들의 재산 은닉 수법과 가택수색 현장을 공개했다. 돈이 없다던 체납자의 집에서는 홀인원 트로피와 시가 9억 원 상당의 명품백 60여 점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37회에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이석근, 최영현 조사관이 출연해 고액 체납자 추적 현장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두 조사관은 서울시에서 지방세 천만 원 이상을 체납한 고액 체납자들을 상대로 징수 업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은 "2001년부터 거둔 미납 세금이 4조 원이 넘고 올해 징수 목표액만 2300억 원이라고 하더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최영현 조사관은 "최대한 징수할 수 있는 목표액"이라며 "개인 체납자 중 최고 체납액은 33억 원, 법인은 76억 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가택 수사에서 명품, 홀인원 트로피 등을 발견한 조사관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고액 체납자들의 공통적인 반응도 공개됐다.

이석근 조사관은 "가장 흔히 하는 말이 '나라에서 나한테 해준 게 뭐냐', '왜 세금만 받아 가냐'는 식"이라며 "내가 노력해서 번 돈인데 왜 가져가느냐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재산을 은닉했다는 것은 본인 명의로 재산을 두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자진 납부하도록 상황을 만들기 위해 소송도 많이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은 이들의 승소율이 99%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감탄했다.

최영현 조사관은 체납자들의 대표적인 재산 은닉 방식으로 위장 이혼, 가족 명의 재산 이전, 위장 사업장 운영 등을 꼽았다.

특히 이석근 조사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체납자는 폐가로 주소를 옮기고 배우자 앞으로 100억 원의 재산을 돌려놓은 사람"이라며 "2년 추적 끝에 위장 이혼 10년 차라는 사실을 밝혀내 세금을 징수했다"고 말했다.

체납자들이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압수한 명품은 공매 후 세금으로 환수하는 조사관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이석근 조사관은 "현장에 가면 '잠깐 자녀 보러 온 것'이라고 거짓말한다"며 "같이 안 산다고 주장하지만 수색해보면 체납자의 물건이 나온다"고 했다.

또 "돈이 없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집에서 홀인원 트로피를 가장 많이 봤다"며 "충분히 세금을 낼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데도 안 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택수색 현장에서는 상상을 뛰어넘는 물품도 발견됐다.

유재석이 "돈이 없다고 한 체납자의 집을 수색했더니 명품백이 60여 점 나왔고 시가만 9억 원 상당이었다"고 하자 이석근 조사관은 "명품 박스가 계단식으로 정리돼 있다. 압수한 명품은 감정평가기관에 의뢰한 뒤 공매를 통해 환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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