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메릴 스트립(77)이 40대에 커리어 위기를 느꼈다며 영화업계의 편견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 1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의 주역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메릴 스트립은 아카데미 후보에 21번 오르고 3번 수상한 전설적인 배우임에도 40세에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메릴 스트립은 "마흔이 됐을 때 세 번 연속으로 마녀 역할을 제안받았다. 그때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업계에는 여배우에 대한 오랜 편견이 있다. 입 밖으로 내기 좀 거친 말일 수 있는데 '여배우는 마흔까지만 매력적이고 그 뒤론 끝이다'라는 것이다. 마흔이 되면 커리어가 끝났다고 보고 배우로 활용할 줄 모르는 거다. 그저 마녀나 악당, 기괴한 캐릭터로만 썼다. 엄마 역할도 주인공 곁에 머무는 조연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메릴 스트립은 "사실 커리어가 끊겼다고 생각한 적이 정말 많다"며 "배우는 늘 임시 실업자 상태이지 않나. 작품을 마칠 때마다 '진짜 끝났구나' 싶다"고 털어놨다. 이에 앤 해서웨이 역시 "'이 정도면 잘했어. 운이 좋았네'라고 하고 마음을 비운다"고 공감했다.
메릴 스트립의 '임시 실업자'라는 표현은 동시 통역사를 통해 '백수'라고 직관적으로 통역됐고, 이를 들은 MC 유재석은 "세계적인 스타인 두 분이 '백수'라는 얘기를 하니까 당황스럽다"면서도 "그렇다. 저희가 다 프리랜서니까"라고 공감했다.
메릴 스트립은 40대에 찾아온 고비를 극복한 비결을 "매 순간 달랐지만 놓치지 않은 중요한 점은 스스로를 틀에 가두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인생이 무너졌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툭툭 털어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럴 수 있지'하고 내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날 사랑해 주는지 떠올리며 힘을 얻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 행운이다. 건강하게"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유재석은 "두 분은 대단한 글로벌 스타지만, 같은 연예계 종사자로 보면 메릴은 저에게 대선배다. 이런 이야기가 제게 큰 위안이 된다. 털어버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메릴이 이런 얘기를 해주시니까 든든하고 따뜻해지기도 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메릴 스트립은 영화 '디어 헌터'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소피의 선택' '철의 여인' 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전 세계 주요 시상식에서 408번 후보에 오르고 205번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할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로 꼽힌다. 이외에 '아웃 오브 아프리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 미아!' '줄리 & 줄리아' 등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