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 4년 만에 귀환한 음악 예능의 고급 레벨 [예능 뜯어보기]

최영균(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4.21 08:00
JTBC '히든싱어'가 4년 만에 시즌8으로 돌아왔다. '히든싱어'는 섭외와 준비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음 시즌으로 돌아오는 기간이 길어졌는데, 특히 2010년대 이후 데뷔한 가수 중 히트곡이 많은 가수가 적어 출연자 섭외에 난항을 겪었다. '히든싱어'는 음악 감상의 즐거움과 진짜 가수를 찾아내는 퀴즈쇼 형식이 결합된 고급 레벨의 음악 예능으로 평가받으며, 이번 시즌8은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안정적인 시청률 유지가 과제로 남았다.
사진제공=JTBC

JTBC ‘히든싱어’가 시즌8으로 돌아왔다.

화요일 저녁 방송으로 4년 만의 복귀다. 2012년 첫 공개된 이후 초기에는 6개월마다, 이어 매년 새 시즌을 공개하다가 2015년 시즌4 이후 3년, 또는 2년 간격으로 복귀 기간이 길어졌다.

방송사와 제작진의 사정도 있겠지만 섭외와 준비의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다. 이미 출연한 가수를 또 부르기는 애매하다 보니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리매치라는 특집으로 재출연이 있기는 하지만 극히 예외적이다).

라운드가 5번이니(지난 시즌까지는 4번) 최소 5곡의 히트곡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성취를 거둔 후보자들은 가뜩이나 한정된다. 후보자들 수는 시즌이 늘어나고 방송을 거듭할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세대에서 5곡 이상 히트곡을 가진 가수들이 계속 탄생해 후보 풀을 채워 나가야 하지만 2010년대 이후 가수들은 그렇지 못해 ‘히든싱어’의 섭외 어려움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듯하다. 지난 14일 시즌8 3회 방송분까지 총 85명의 가수가 무대에 올랐는데 2010년대 이후 데뷔한 가수는 송가인 에일리 영탁 자이언티 장범준 최정훈 홍진영 화사 8명뿐이다.

사진제공=JTBC

2000년대 데뷔했지만 솔로로 본격적인 활약은 2010년대 이후인 선미와 제시를 포함해도 여전히 적은 수다. 노래 한 곡을 여러 멤버가 쪼개 부르는 아이돌과, 랩이 많은 힙합 음악에서 차트 지배곡이 많이 나오는 시대가 2010년대 도래하면서 음색과 창법에 근거해 보컬을 맞추는 포맷의 ‘히든싱어’는 출연자 늘리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히든싱어’의 귀환은 반갑다. ‘히든싱어’는 음악 예능의 살아있는 고생물 같은 위치가 됐다. 2011년 ‘나는 가수다’가 음악 예능 시대를 열자 같은 해 ‘불후의 명곡’ 2012년 ‘히든싱어’, 2015년 ‘복면가왕’이 연이어 등장했다. 원조 중의 원조인 ‘나는 가수다’를 제외한 3개의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장수 프로그램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후배 음악 예능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음악 예능의 재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음악 감상 자체의 즐거움이 있다. 알던 곡을 다른 편곡이나 보컬로 새롭게 감상해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주로 음악의 추억 자극 기능이 작동해 회상과 감성 충만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

이런 음악 예능은 ‘놀면 뭐하니’가 대표적이다. ‘놀면 뭐하니’기 종종 시도하는 음악 만들고 공개하기 포맷은 음원 발표 준비 과정을 보여주면서 음악을 만드는 과정의 재미가 포함된 감상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두 번째는 음악 감상의 즐거움과 일반적인 예능의 재미 두 토끼를 다 잡은 경우다.

사진제공=JTBC

‘히든싱어’ 경우 모창 가수 사이에서 진짜를 찾아내는 퀴즈쇼 형식이 음악 감상의 즐거움과 잘 결합돼 있다. 가수의 정체를 찾는 ‘복면가왕’도 이 계열이다. ‘불후의 명곡’은 좀 다르다. 경연이라는 예능적 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음악 감상 자체에 비중을 둔 예능이라 할 수 있다.

경연이 최근에는 스포츠 요리 마술 등 다양한 소재와 결합해 등장하는 예능 장치이기는 하다. 하지만 경연 예능의 출발과 대부분은 음악 예능이고, 경연 자체가 음악 감상에 대한 시청자와 판정단의 인식이나 심리적 반응에 종속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음악 예능은 감상 자체의 즐거움만 잘 불러일으켜도 사랑을 받지만 기왕이면 일반 예능의 재미까지 잘 갖춘 포맷이 좀 더 완성체에 가깝다. ‘히든싱어’ ‘복면가왕’ 은 그래서 좀 더 고급 레벨이라고 평할 수 있다.

사진제공=JTBC

‘히든싱어’는 품이 많이 가는 음악 예능이다. 대상 가수 선정도 어렵지만 그 뒤도 해결할 일이 많다. 모창능력자를 다수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이들을 찾은 다음 꽤 긴 시간 훈련도 시켜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손이 많이 가고 다음 시즌으로 돌아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빨리 찍어내는 공산품보다는 시간과 공을 들인 수제품이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듯이 품이 많이 간다는 점에서도 음악 예능들 중에 점수를 더 많이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8은 심수봉의 첫회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4.6%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어 2.6%(윤하), 2.7%(김장훈)로 나쁘지는 않지만 아쉽기도 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음악 예능으로 포맷의 장점이 많고 어렵게 만드는 프로그램인 만큼 남은 회차에서는 좀 더 높고 안정된 시청률을 기록해 시즌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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