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 짬밥에 게임 퀘스트 얹으니 맛있는 병영물

정명화(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5.25 08:30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총 대신 식칼을 든 이등병 강성재(박지훈)가 게임 퀘스트와 레시피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군대라는 익숙한 공간에 게임 판타지와 쿡방 감성을 결합하여 신선한 병영물을 선보였고, 티빙 유료 구독 기여 1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초반 돌진을 보여주었다.
사진제공=티빙 

총 대신 장미칼을 든 박지훈이 병맛 가득한 군대 성장 서사를 써 내려간다. ‘왕과 사는 남자’로 1000만 배우 타이틀을 따낸 박지훈의 차기작으로 관심을 모은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웹툰 원작을 영상화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다. 돈가스로 귀순시키고 명태조림으로 병영식 검열에 나선 국회의원을 사로잡는, 매 회 새로운 퀘스트와 레시피를 앞세워 전에 보지 못한 신선한 군대물을 선보이고 있다. 군대라는 익숙한 공간에 게임 판타지와 쿡방 감성의 ‘꿀조합’을 앞세워 총 대신 식칼, 탄띠 대신 앞치마를 장착한 이등병 강성재의 성장기를 그려낸다.

외진 바닷가 강림소초 자대 배치를 받은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아버지의 사망과 우울 증세, 게임 중독성 검사에서 모두 ‘매우 높음’을 찍으며 S급 관심병사로 낙인찍힌 그를 반기는 상사나 부대원은 없다. 떠밀리듯 취사병 보직을 맡게 된 성재 앞에 난데없는 게임 퀘스트 상태창이 뜨고, 요리를 하면서 쌓이는 경험치와 미션 수행으로 스킬이 업그레이드 된다. 모든 요리를 극악의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근육질 말년병장 윤동현(이홍내)이 맡고 있던 취사장에 들어선 성재는 총 대신 칼을 들고 파란만장한 군 생활을 시작한다.

작은 소초는 하나의 게임 맵이 되고, 취사장은 몬스터보다 무서운 선임들의 입을 만족시켜야 하는 플레이 그라운드로 변신한다. 식당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던 것처럼 성재 역시 병사들이 얼굴 위로 떠오르는 만족감과 호감도 상승으로 생애 첫 성취감을 맛본다. 그동안의 병영물들이 군대 특유의 폭력적 위계나 리얼리즘에 집중한 반면, 게임을 접목시킨 ‘취사병~’은 음식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관계 변화와 갈등,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제공=티빙 

군대 내 모습과 캐릭터들은 비교적 현실적인 반면, 예기치 못한 코믹함과 만화적 표현이 웃음을 자아낸다. 군대 특유의 폐쇄감과 긴장감, 위계질서 속에서 음식 한 입에 울고 웃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모습이 익살스럽게 담겨있다. 성게알 미역국을 맛본 간부의 머리 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을 시작으로 돈까스를 처음 맛본 북한 주민이 ‘자유의 맛’을 록으로 열창하는 장면, 순살명태조림을 한 입 뜬 국회의원과 군대 이동식 PX ‘황금마차’ 판매원이 병영식을 먹고 감탄하는 모습 등 코믹한 맛 묘사가 압권이다.

또한 게임 요소를 차용한 만큼 인터넷 밈 감성과 웹툰식 과장을 적극 활용한 ‘병맛’의 재미가 보는 맛을 더한다. 묵은쌀 냄새를 식초로 잡거나, 제한된 군 급식 재료 안에서 예상 밖의 메뉴를 만들어내는 군 식재료 보급품의 현실적 조리법과 군 내 시스템의 부조리를 꼬집으며 많은 군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사진제공=티빙

비운의 왕 ‘단종’의 처연함을 벗고, 대신 군기가 잔뜩 들어간 어리바리한 이등병으로 변신한 박지훈은 강성재라는 캐릭터를 생생하게 구축한다. 박지훈을 비롯해 젊은 배우들 가세하고 완숙한 중견배우들이 묵직함을 실으며 생활감 넘치는 군 부대를 만들어냈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군대, 게임, 성장, 요리라는 서로 다른 요소를 욕심껏 끌어모아 코믹함을 한술 얹어 다양한 맛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자칫 산만해질 수 있지만 뚝심있게, 파이팅 넘치게 장르의 짬뽕을 버무려낸다. 티빙 유료 구독 기여 1위를 기록하며 최근 3년간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중 최고 수준의 성과를 냈다는 점 역시 작품의 뚝심이 통했다는 방증이라 하겠다. 과장되고 유치하지만 뻔뻔하게 밀어붙이며 힐링과 감동, 성장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취사병 전설이 되다’의 초반 돌진은 꽤 성공적이다.

정명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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