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XT 연준, 녹을 듯 안 녹는 '아이스크림' [뉴트랙 쿨리뷰]

한수진 ize 기자
2026.07.14 11:55

지난 10일 미니 2집 'NO LABELS: PART 02' 발매
타이틀곡 'Ice Cream', 뜨겁고도 차가운 연준표 서머송

연준(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 지난 10일 미니 2집 'NO LABELS: PART 02'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Ice Cream'은 펑크 록 트랙으로 아이스크림의 물성을 연인 사이의 거리감에 비유한 가사와 관능적인 질감이 특징이다. 연준은 이번 앨범에서 작사와 작곡, 안무 창작에 직접 참여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과 개성을 완성했다.
연준 / 사진=빅히트 뮤직

여름의 K팝은 대체로 두 온도 중 하나를 택한다. 태양보다 뜨겁거나, 얼음처럼 차갑거나. 연준(투모로우바이투게더)은 그 갈림길에서 세 번째 길을 골랐다. 뜨거움과 차가움을 동시에 쥐고 녹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지점에 섰다. 지난해 첫 솔로 앨범 'NO LABELS: PART 01'(노 라벨스: 파트 01)로 수식어를 걷어낸 그가 8개월 만에 내놓은 미니 2집 'NO LABELS: PART 02'는 제목이 예고한 그대로 한 스쿱의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면서도 무르지 않다.

'PART 01'이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를 떼어내는 선언이었다면, 'PART 02'는 그 빈자리에 자신만의 색을 채워 넣는 과정을 보여준다. 연준은 신보에서도 작사와 작곡, 안무 창작에 직접 손을 댔고 랩 록, 펑크 록, 알앤비, 팝, 얼터너티브 힙합을 넘나드는 여섯 곡으로 자신다움의 폭을 넓혔다.

흥미로운 지점은 두 앨범의 타이틀곡을 나란히 두고 들을 때다. 'PART 01'의 'Talk to You'(토크 투 유)와 'PART 02'의 타이틀곡 'Ice Cream'(아이스크림)은 표면적 장르는 다르지만 소리를 다루는 방식만큼은 같은 결을 공유한다. 감각이 한데 뒤섞이는 공감각적인 사운드, 그리고 그 위를 떠받치는 힘 있고 둔탁한 킥 드럼이다. 육중한 킥으로 곡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그 위에 관능적이면서도 날 선 질감을 쌓아 올리는 방식이 연준과 'NO LABELS'의 아이덴티티다.

연준 / 사진=빅히트 뮤직

'Ice Cream'은 빈티지한 드럼과 중독성 있는 베이스·기타 리프 위에 관능적인 질감을 얹은 펑크 록 트랙이다. 곡은 후반부로 갈수록 스페인풍의 정서로 방향을 튼다. 이 변주 구간은 단순한 텍스처 전환에 그치지 않고 곡이 말하려는 아슬아슬한 온도를 청각적으로 완성한다.

가사는 아이스크림이라는 소재를 빌려 온다. 너무 뜨겁게 다가가면 녹아 흘러내리고, 조급하게 삼키면 머리가 띵해지는 그 물성을 연인 사이의 거리감에 포갠다. 뜨겁게 끌리되 완전히 스며들지는 않는 것, 함께일 땐 다정하지만 멀어질 땐 미련 없이 돌아서는 것. 이 곡이 그리는 관계는 확신보다 절제에, 몰입보다 거리 조절에 방점을 찍는다.

뮤직비디오는 프라하의 이국적인 풍경을 무대로 삼는다. 인파로 가득한 거리의 시간이 멈춘 듯 모두가 굳어 있고, 오직 연준만이 그 틈을 유유히 걸어 나온다. 이윽고 비트가 힘차게 치고 들어오면서 정적인 화면과 경쾌한 음악의 대비가 짜릿한 쾌감을 만든다. 장면 곳곳 야외 계단과 기차역 같은 일상적 공간에 낯선 정서를 더해 관계의 미묘한 거리감을 시각화한 점도 인상적이다.

연준 / 사진=빅히트 뮤직

퍼포먼스는 화려한 동선보다 표현력에 집중한다. 아이스크림을 뜨는 손짓, 그것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궤적을 몸으로 그리는 움직임, 두통을 표현하는 재치 있는 제스처까지. 직관적인 안무가 노랫말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살리고, 연준 특유의 유연한 춤선이 곡의 차갑고 관능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수록곡들은 타이틀곡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연준의 여러 결을 채운다. 'Vanilla'(바닐라)는 부드러운 콘트라베이스와 거친 보컬의 대비로 문을 열고, '조금 서툴러도 다시 (Baby Wassup?)'(베이비 와섭?)는 2000년대 알앤비 감성으로 풋풋한 설렘을 그린다. 또 'No More Disco'(노 모어 디스코)가 신시사이저와 오토튠으로 즉흥적인 끌림을 밀어붙인다면, 'Fxxking Star'(퍼X 스타)는 거친 베이스와 랩으로 자기 확신을 폭발시킨다. 마지막 'Long Way Long Ride'(롱 웨이 롱 라이드)는 지친 자신을 다독이는 로파이 알앤비로 앨범의 온도를 차분하게 낮춘다.

첫 앨범이 솔로 아티스트 연준의 가능성을 확인한 출발점이었다면, 두 번째 앨범은 그 가능성을 구체적인 취향과 개성으로 완성한 결과물이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다는 첫 번째 선언을 거쳐 마침내 자신과 잘 어울리는 템포와 온도를 찾아낸 연준.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해 낸 연준의 음악 서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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