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병영기지를 시작으로 110여년간 군사기지로 사용된 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 이전부지가 빠르면 올 연말부터 복합생태공원으로의 탈바꿈 작업에 들어간다. 용산 미군기지가 내년 말까지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그 자리에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261만㎡ 규모의 공원이 조성된다.
용산 미군기지는 당초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계획됐으나 2005년 10월 평택 이전비용 마련을 위해 유엔사와 캠프킴, 수송부 부지를 복합개발하기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개발방식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의 의견이 맞서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결국 정부가 지난달 18일 서울시 안을 수용한 내용을 담은 ‘7차 투자활성화대책’을 통해 용산공원 개발 가이드라인을 확정하면서 다시 가속도가 붙었다.
그동안 국토부와 국방부는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비용 마련을 위해 캠프킴·유엔사·수송부 부지를 모두 용적률 800%로 고밀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는 남산조망권과 친환경 개발을 위해 수송부·유엔사 부지의 높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가 내놓은 ‘용산 주한미군 이전부지 개발계획’에 따르면 용산공원 안에서도 도심 쪽에 있는 캠프킴 부지는 일반 건축물에 적용되는 용적률·건폐율을 별도 규제 없이 최대한 허용하는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된다. 이에 캠프킴 부지에는 용적률이 800% 이상 적용돼 지상 50층 이상 건물, 최대 8개동을 건립할 수 있게 됐다.
유엔사 부지는 오는 4월 ‘3차원 경관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시설물 높이와 용적률을 정하기로 했다. 건물 높이는 남산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70m 이하로 제한된다. 수송부 부지는 유엔사와 캠프킴 부지의 감정평가 결과 등을 보면서 개발방안을 정하기로 했다.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현재 조성 중인 평택 미군기지를 국방부에 기부하기 전 유엔사 부지를 넘겨받을 수 있도록 관련조항(국유재산법 시행규칙)도 개정키로 했다.
이에 당초 2019년으로 계획된 용산공원내 복합시설 개발사업이 4년가량 앞당겨져 빠르면 올 연말부터 착공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빌딩의 용도와 개발방안은 정부와 서울시가 협의해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이전부지 개발이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면 2020년까지 총 5조원의 민간투자가 예상된다”며 “유엔사 부지는 빠르면 올 연말부터 개발에 들어가고 아직 미군이 주둔 중인 캠프킴과 수송부 부지는 2018년 이후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축구장 340개 크기(243만㎡)의 용산공원은 단일 생태공원으로 조성된다. 당초 생태축·문화유산·관문·세계문화·놀이·생산 6개 단위공원으로 만들려 했으나 단일공원으로 조성키로 했다.
공원에는 생태축을 따라 역사와 문화·예술·스포츠관련 시설들이 배치된다. 2018년까지 설계와 조사 등을 마치고 보전이 양호한 지역은 일반인들에게 임시로 개방된다.
다만 용산공원 조성에 들어가는 약 1조2000억원의 사업비와 연간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운영·관리비 마련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용산공원 주변지역 관리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부문별 가이드라인 수립은 물론 용산공원 주변에 미치는 이익 공유와 선순환 확대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