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구룡마을 자치회관 철거 '무리수' 논란(종합)

박성대 기자, 진경진 기자, 이재윤 기자
2015.02.06 11:54

서울시 "강남구청 무리한 행정"… 법원, 철거 잠정 중단 결정

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에서 강남구청 직원들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건축물을 철거하고 있다./사진=진경진 기자

서울 강남구청이 6일 강남구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철거를 강행하면서 이에 따른 '과잉 행정 집행'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남구는 '합법적인 행정절차'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해 법원은 행정집행 중단 결정을 내렸고 서울시 또한 '무리한 행정집행'이라고 판단해서다.

강남구는 이미 화재피해 거주민들이 임시주택으로의 이전을 마쳤고 자치회관 건물이 당초 농산물 직거래 점포 용도의 건물로 신고됐는데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불법가설건축물로 적용돼 행정대집행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은 경량판넬 구조로 연면적 528㎡, 2층 1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당초 농산물 직거래 점포로 사용한다고 신고됐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주민자치회가 무단으로 자치회관으로 간판을 걸고 일부 토지주의 주택과 사무실 등으로 사용해 불법가설물에 적용됐다"며 "이미 화재피해 주민들의 이전을 마친 후 자진 철거하도록 시정명령과 대집행 계고 공문을 지난 4일 발송한 바 있어 행정대집행 실시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강남구가 세부적인 협의 없이 자치회관을 철거하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절차상 법적 문제는 없지만 무리하게 집행을 진행했다고는 판단한다"면서 "거주민들을 보살피는 행정을 하겠다는 원칙 아래 사업 재개를 발표했으면 주민과의 대화가 필수적이고 그동안의 갈등을 수습하는 게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날 오전 9시부터 본격 철거가 진행되다 서울행정법원이 구청의 철거작업을 이달 13일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을 결정, 1시간20분만에 강제철거가 중단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박연욱)는 "강남구청은 지난 4일 열린 심문에서 아직 영장은 발부되지 않았고 6일까지 관련자료를 제출했다고 답변했다"며 "그런데 5일 영장을 발부하고 6일 새벽 집행을 시작했는데 이는 기존 진술과 반대되는 내용으로서 신뢰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법원의 결정과 시의 판단에 따라 강남구청의 이날 행정집행에 대한 비난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철거 또한 잠정중단됐지만 건물 앞부분과 옆쪽 상당수가 철거돼 형태만 남아 있는 상태라 임시거처로의 사용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오늘로서 철거는 마무리됐다고 판단한다"며 "13일 이후 더 이상 철거작업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남구청의 집행에 따라 주민자치회관 철거에 이에 반대하는 주민 2명이 탈진해 실려 가는 등 충돌도 벌어졌다. 앞서 구룡마을 주민 100여명은 철거에 반대하며 주민자치회관에 스크럼을 짜고 건물 내부에서 강남구가 고용한 용역업체직원들과 몸싸움도 벌어졌다.

구룡마을에서 20년 넘게 거주한 한 주민은 "나이든 주민들이 주로 모여서 생활하는 주민회관을 철거하면 우리는 갈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일부 환지방식 도입을 주장한 서울시와 수용·사용방식을 내세운 강남구간 갈등으로 지난해 8월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해제되면서 무산됐다. 이후 넉달만인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강남구가 전면 수용방식으로 개발키로 합의하면서 사업 재개가 가시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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