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택시장이 과잉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주택관련 규제를 풀어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가계부채가 증가했지만 실제 (가계대출 증가가) DTI와 LTV 완화 때문이란 것엔 생각을 달리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그래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대책을 내놨다. 대책이 나왔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도 크지 않을 것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1일 개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주택공급 과잉과 가계부채 증가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유 후보자는 이들 2개 난제에 대해 모두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주택공급은 과잉이 아니고 가계부채도 정부 대책을 통해 무리 없이 풀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 후보자는 ‘문제 없음’ 판단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후보자가 ‘문제 없음’ 결론을 내린 와중에도 건설업체들은 이미 공급과잉 상황이 진행되고 이런 이유로 내년 아파트 분양계획을 축소 조정하느라 여념이 없다. 가계부채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 때문에 국민들은 유 후보자가 어떤 근거로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유 후보자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부동산관련 정책을 총괄했다. 따라서 누구보다 일선에서 시장의 움직임을 잘 지켜봤을 것이다. 그에 따른 원인분석도 어느 정도 돼 있을 것이고 관련 대응책도 구상해 놓았으리라 생각된다.
의지나 의견 정도라면 몰라도 후보자 신분에 취임 전부터 모든 사안의 결과를 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의견이라도 판단의 근거 정도는 밝히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제 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곧 나라의 전체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자리에 앉는다. 청문회에선 부디 명확한 진단과 효과가 분명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속시원히 풀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