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월세 사느니 내집 산다" 맘 바뀌자 강동구 집값 '뚝'?

신희은 기자
2016.02.18 05:10

위례·미사 등 인접 강동구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수요이전 당분간 이어질것"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박효원씨(가명·여·33)는 미사강변신도시에 분양 받아 둔 아파트에 입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결혼 4년 만에 전세살이를 접고 대출을 좀 더 보태 내 집을 마련했다.

매년 수천만원씩 오르는 전셋값을 메우지 못해 2년마다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길 반복하느니 출퇴근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마음 편히 살 요량으로 산 집이다.

박씨는 "대출 무더기로 받아 서울 아파트 사는 것보다 부담이 덜해 좋다"며 "앞으로 출퇴근 시간이 좀 더 줄어든다면 정착해 오래 살아볼 생각도 있다"고 했다.

급등하는 서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수도권 분양으로 관심을 돌린 탓에 서울 강동권 등 외곽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제공=부동산114.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지난해 12월 25일 대비)은 강동구(-0.28%)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강남구(-0.23%) △중구(-0.16%) △서초구(-0.12%) △송파구(-0.05%)가 뒤를 이었다.

이달부터 시작된 대출규제로 매매거래가 움츠러든 것 외에도 강동지역은 전세의 경기권 매매 전환 움직임이 활발했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기간 △평촌(0.15%) △광교(0.08%) △일산(0.04%) △동탄(0.03%) 등은 서울에서 유입되는 매매전환 수요로 아파트 매매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같은날 기준 강동구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보다 줄어든 522건,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말 기준 3.3㎡당 1713만원으로 최근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일동, 길동, 명일동 등 외곽지역에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길동 GS강동자이는 지난해 9~10월 전용면적 84㎡ 매물이 5억6000만~5억80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1개월간 급매물도 거래가 뜸한 상태다.

길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소형 평수 전세 매물은 여전히 귀하지만 매매는 최근 들어 많이 뜸해졌다"며 "매매가도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한창일 때보단 1000만~2000만원 정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동 지역은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되며 전세 수요가 급증해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던 곳이다. 재건축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인접한 경기 지역에 위례, 미사강변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공급으로 전세 세입자들이 실거주 목적으로 해당 물량을 상당수 소화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신규 분양 단지의 입주가 본격화되고 서울 외곽 대비 저렴한 전세 매물이 쏟아지면서 강동권 아파트 매매는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동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 하락추세는 다른 지역보다 빠른 편"이라며 "인근 전세수요 상당수가 경기도 매매로 돌아섰고 서울과 경기 간 가격차이에 따른 주택수요 이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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