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고가 전세 세입자의 공공임대아파트 입주가 불가능해진다. 정부가 자산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근절하기 위해 입주 자산기준에 전세보증금을 포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고가 전셋집에 살면서도 무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던 불합리한 행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콘도 회원권 등도 자산기준에 반영된다.
국토교통부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영구·국민임대주택, 매입·전세임대주택,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산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국토부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마련을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자산기준 마련 등을 위해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의 연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입주 자산기준은 부동산·자동차에 국한되지만 새롭게 만들어질 기준에는 골프장·콘도 회원권, 선박, 항공기 등 동산과 예·적금, 증권, 보험 등 금융자산이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고가 전세 거주자들의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를 막기 위해 전세보증금도 포함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전세보증금 중 대출액은 총자산에서 제외된다. 전체 자산기준액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가 전세에 살지만 무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전세보증금을 자산기준에 포함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 하반기부터 개정된 자산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기존 입주자의 경우 자산기준을 초과할 경우 퇴거시키되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둘 방침이다.
영구임대주택도 퇴거조치가 가능해져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벤츠 등 고가 차량을 모는 불합리한 모습은 사라질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현재 국민임대주택, 매입·전세임대주택 등은 입주 자산기준 초과 시 퇴거조치가 가능하지만 영구임대주택은 별도의 퇴거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기준 개정 이후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위해서는 전체 자산기준과 자동차 기준 모두 만족해야 한다. 총자산 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자동차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입주가 불가능하다. 자동차 기준은 현재 공공임대 기준을 그대로 따를 예정이다.
현재 국민임대주택·영구임대주택 2·3순위의 경우 △부동산 1억2600만원 △자동차 2489만원 등을 초과할 경우 입주할 수 없다. 매입·전세임대주택 2순위의 경우 △부동산 5000만원 △자동차 2200만원 등을 초과할 경우 입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정책 방향을 반기는 분위기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교수는 "공공임대주택을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 소득·자산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과거부터 계속 요구됐다"며 "공공임대주택 입주순환율 제고를 위한 정책 추진 방향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고가의 전세주택에 살고 있다는 것은 집을 살 능력이 충분히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들에게 공공임대주택 입주권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고가 전세에 살고 있는 사람 중 일부가 대출을 통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했다고 반대 주장을 펼 수 있다"며 "하지만 고액의 대출금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입주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은 무주택 서민을 위한 것이지 무주택자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콘도회원권 등과 같은 고가의 자산도 다 포함돼 불합리한 행태를 근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준 강화를 철저히 추진하는 한편 자산 기준 변경 후 또다른 꼼수가 발생하지 않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