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브렉시트發 '하우스푸어' 재현되나

송학주 기자
2016.06.28 03:22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2016년 브렉시트?"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영국의 EU 이탈은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경제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국내 부동산시장에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08년에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30~40% 떨어지는 경험을 했던 만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보다 가격 탄력성이 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 하락폭도 그만큼 커진다.

연간 아파트값 상승폭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06년. 재건축 단지를 뺀 수도권 일반 아파트 가격은 평균 32% 올랐고 재건축 아파트는 40% 상승했다. 당시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자고 나면 가격이 1억씩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다 부동산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에는 상황이 급반전됐다. 일반 아파트 가격은 평균 2% 떨어졌지만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는 평균 12%나 떨어졌다. 2009년과 2010년에 다소 진정되는 듯했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2012년에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해 11% 떨어졌다.

급등했던 가격이 순식간에 떨어지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했던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게 됐다. 집은 소유하고 있지만 대출이자 갚기에도 버거워 가난하게 산다는 의미의 신조어였다.

2016년의 부동산시장도 2008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 낀 거품이 클수록 외부 변수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분양 물량이 늘면서 내년 이후 빈집이 남아도는 입주대란이 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브렉시트로 유럽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전 세계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 뻔한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브렉시트가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까지는 많지 않다는 것. 과도한 부채로 발생한 과거의 위기와 다르다는 예상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만큼 무리한 대출을 끼고 집을 사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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