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단축 근무에 폭염까지"… 건설일용직 이중고

송선옥 기자
2018.07.29 16:06

[52시간근무, 한 달 명암] 기업은 비용증가·근로자는 급여감소… "국토부 세부지침도 부재"

건설현장.

“폭염으로 점심시간 외 휴식시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주52시간을 지키다보니 일할 시간이 부족해 공기를 맞출 수 있을지 큰 일입니다.”(건설현장 A소장)

“한 철 벌어 1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일하지 말라고 하면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라는 얘깁니까.”(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 B씨)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된 7월의 건설 공사현장은 혼란 그 자체다. 건설업체들은 작업시간 축소와 근로자 이탈로 공사기간(공기) 맞추기가 빠듯하다고 토로하는 반면 일용직 노동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월급봉투가 얇아져서 당장 먹고살기가 갑갑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와 사무직은 철저하게 근로시간 단축 적용에 들어갔다. 지난 2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 업체는 이달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휴일 추가 근무를 포함해 기존 최대 68시간에서 최대 52시간으로 줄었다.

문제는 건설 '현장'이다. 건설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를 지키려면 공사기간을 이전보다 연장하거나, 인력을 늘려 공기를 맞춰야 한다. 어떻게 하든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여름 극심한 더위로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 오후 2~5시 사이 휴식시간을 대폭 늘리면서 실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크게 줄었다. 주52시간 근무제에 폭염까지 겹친 것.

현장 일용 근로자도 주52시간이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시급 1만원으로 계산시 주당 68만원을 받아왔다면 이제는 주당 52시간으로 주급이 16만원이나 줄어든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실질 소득이 832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공사 현장이 3월부터 10월까지 활성화돼있는 것을 고려하면 일할 수 있을 때 많이 벌어놔야 하는 근로자 입장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생존권마저 위협할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건설업체 관리직은 평균 13%, 기능인력은 평균 8.8% 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니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지 않는 다른 건설현장으로의 '이탈'이나 야간과 휴일 근무가 가능한 다른 현장에서 추가로 일하는 근로자 '이동' 현상까지 나타났다. 숙련공들의 이탈과 근무시간 확대는 건설현장의 안전과 생산성, 공사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고 노동자의 소득 보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결국 모든 책임과 부담이 하청업체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전에 수주한 공사의 경우, 주 68시간으로 산정해 공사 기간, 계약금 등이 산정했는데 공기와 계약금 상향에 대한 세부적인 국토건설부의 지침이 없어 업계의 혼란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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