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전기 대비 10.5% 증가하며 50년 만에 가장 높은 명목 성장률을 기록했다. 개발이 한창이던 시기인 1976년 1분기(13.0%) 이후 최대 성장률이다.
1분기 실질 GDP는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오른 1.8% 성장했으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9.2% 증가해 사상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명목 GDP는 전기 대비 10.5%,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1분기 명목 GDP 성장률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이 아니라 수출 기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라며 "이번 GDP 디플레이터 상승도 국내 물가가 오른 영향이라기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디플레이터가 23.5% 급등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목 GDP 성장률 확대는 가계부채나 정부부채의 GDP 대비 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임금 상승 영향으로 피용자보수가 4.0% 늘었고,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총영업잉여가 17.0% 증가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2.9% 상승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가격까지 반영한 종합적인 물가 수준 지표다.
물가 요인을 제외한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다. 앞서 발표한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속보치 추계 당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 일부 실적 자료가 추가 반영되면서 설비투자(+1.8%포인트)와 민간소비(+0.1%포인트)를 중심으로 성장률이 높아졌다.
김 부장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0.1%포인트 높아진 것은 연간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8월 경제전망 때 변화된 여건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한은은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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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금융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면서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감소 영향으로 0.4% 줄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1.4%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증가하면서 6.6%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5.9%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장비와 자동차 등이 늘면서 3.9% 증가했다.
실질 GNI는 전기 대비 9.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8%)보다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2% 늘었다.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인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2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실질 GNI 증가율이 실질 GDP 성장률을 큰 폭 웃돌았다.
명목 GNI도 전분기보다 11.0% 증가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지난해 4분기 9조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조7000억원으로 늘면서 명목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한편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기존 잠정치(1.0%)보다 0.1%포인트 높은 1.1%로 수정됐다. 명목 GDP 규모는 2676조7000억원으로 확정됐으며 1인당 GNI는 5257만원(3만6963달러)로 집계됐다.
김 부장은 "현재와 같은 높은 명목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중 1인당 GNI가 4만달러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기업 실적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