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기준 ‘주거면적 43㎡에 방 3개.’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한 우리 국민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조건이다. 1인 가구 기준으로 14㎡ 면적에 방 1개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열렸지만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는 114만에 달하고 있다. 평균 국민소득은 늘어나는 사이 주거 양극화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의 '2017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5.9%로 전년 대비 0.5%포인트(p) 늘었다. 2016년 103만가구에서 2017년에는 114만가구로 오히려 늘어난 것. 1년새 11만 가구가 추가로 최저주거기준 밑으로 내몰렸다.
한국은 최저주거기준 가구 비중이 그동안 꾸준히 하락해 2006년 16.6% 2010년을 끝으로 한자리수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4년 5.4%를 저점으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수도 2014년 99만 가구에서 2016년 다시 100만을 넘었다.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고시원, 숙박업소 객실, 일터의 일부공간 등 주택 이외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도 37만(2016년 기준)에 달한다.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돌파하며 꾸준히 높아진 반면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은 반대로 더 열악해졌다는 얘기다. '사회적투자' 차원에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다양한 보살핌 서비스를 비롯해 주거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 가구도 집값 상승과 주거비 부담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과거보다 주택가격이나 임대료 수준이 올랐지만 소득수준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안정된 일자리도 적다. 특히 청년일자리 부족과 늘어난 가계부채, 대출 상환은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재다.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RIR)이 30%이상인 주거비부담 과다 가구의 비율은 일반가구에서도 11%(2017년 기준)에 달한다. 청년가구와 1인가구에서는 이 비율이 각각 26.3%, 21.4%로 치솟는다. 임차가구에서도 28.7%가 임대료부담과다 가구로 조사됐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임차가구의 월평균 주거비는 68만원7000원, 교통비는 11만7000원. 월소득 300만원 이하의 서울 중하위 소득 계층은 월소득 대비 주거교통부담 수준이 31.2%, 경기도 중하위 소득계층은 30%다. 국민소득이 높아져도 이처럼 주거교통비부담이 가중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득증대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국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서민이 '부담할 수 있는 주택'(affordable house)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공임대주택을 일관성 있게 공급하고 주택점유 형태를 다양화시켜 주택시장의 '포용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명식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문재인 정부가 포용적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선 지역 부동산을 운영한 이익이 지역 내 재투자되고 지역 주체들이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사회적 부동산'을 활성화하는 등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