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초등생'.. 강남 집부자 증여 속도 빨라졌다[부릿지]

조한송 기자
2021.02.10 08:49

[부릿지 TALK]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이종훈 세무사 인터뷰

지난해 7·10 대책으로 움츠러들었던 아파트 증여 건수가 늘고 있다. 특히 집값이 비싼 강남3구를 중심으로 증여에 나서는 다주택자가 늘었다.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피해 6월 전까지 매물을 내놓을 것이란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이다.

다주택자가 최근 증여에 나선 이유는 뭘까? 앞으로 가격이 더 상승할 거라고 보는 걸까? 세금이 늘어나는 6월 전까지 다주택자 급매물을 기대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강남 집부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조한송 기자

안녕하세요. 부릿지 조한송 기자입니다. 연초부터 아파트 공급 대책이 계속됐지만, 수도권과 수도권을 비롯해 서울과 중심지, 강남까지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됩니다. 정부는 세 부담으로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봤지만, 강남을 중심으로 증여가 늘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실제로 강남 집부자들이 부동산 정책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강남에서 자산가들을 컨설팅하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님과 이종훈 세무사님을 모셨습니다.

▶조한송 기자

자산 가치가 오르다 보니 (다주택자들이) 세금이 오르는 데 민감할 것 같아요. 작년에 취득세율 인상을 앞두고 증여가 급증했는데 한동안 잠잠하다 최근 들어서 늘었다고 하는데요. 증여와 매도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증여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면 되는 걸까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이종훈 세무사

(정부가) 종부세를 올리고 양도세는 중과하면서 (다주택자가) 결국 (집을) 보유하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증여를 많이 했었는데요. (정부가) 증여 취득세율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종부세와 양도세, 그리고 증여세를 비교해보니 여전히 증여의 이점이 있다는 거죠. 2세한테 자산을 내려주는 그 자체로서도 큰 이점이 있거든요.

요즘 워낙 집값이 오르다 보니 자녀들에게 뭐라도 하나 만들어 주려면 현금이든 뭐든 증여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데요. 이참에 내가 보유하고 있는 걸 좀 쪼개서 증여하자. 세금 측면 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즉 자산을 승계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분이 슬슬 눈을 뜬거 같아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그리고 작년에 7‧10 대책이 나오면서 그 전에 증여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광범위하게 조정대상지역이 지정된다거나 그럴 때 그 순간은 (거래가) 얼어붙어요.

증여세가 12%로 오르면서 직전에 증여가 늘다가 그 이후에는 감소했는데요. 적응 기간이 필요했던 거죠. '12%를 감내하면서 증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시간이 지나면서 '증여가 더 유리하다'고 바뀐 거죠. 그래서 다시 증여가 늘어난다고 봐요.

▶조한송 기자

요즘에도 증여 문제로 많이들 찾으시나요?

▶이종훈 세무사

네. 어제, 그리고 오늘 계속 상담했어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지금 주택만 증여하는 게 아니고요. 토지라든가 건물이라든가 아니면 현금을 증여해서 집을 사는 데 도움을 준다든가 다양하게 방법 찾고 있어요.

건물이 있으면 토지 먼저 진행하고 절차에 따라서 하는데요. 저희한테도 물어보죠. 이거를 이 아이한테 증여하면 어떻겠냐고요. 저희도 증여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를 신중히 검토해요. 그냥 당대에서 그냥 쓰는 게 나은지 말이에요. 대대손손 물려주고 싶은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증여를) 추천해드리죠.

최근에는 (증여받는) 나이가 어려졌어요. 예전에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집을 갖고 있다고 하면 한 번씩 돌아봤는데요. 요즘에는 '너희도 사줬니?' 이런 분위기 같아요.

▶조한송 기자

증여를 서둘러 나서는 이유는 뭔가요?

▶이종훈 세무사

많이 알게 된 거죠. 증여를 세금을 회피 수단으로 안 좋게 보던 시각들이 사라졌고요. 정상적으로 증여해서 세금도 법대로 다 내고 나서도 자식한테 재산이 가는 거니까요. 그런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서 자식한테 증여했는데 중학생이 갖고 있다 한들 뭐 어떻겠어요. 일찍 내려주면 내려줄수록 세금도 줄어들지만, 그 친구들이 그 자산을 이용해서 스스로 자산을 형성할 기회를 먼저 주는 셈이잖아요. 그 기회를 주는 게 이유가 커요.

예전에는 부모가 자기를 위한 증여를 생각했죠. 그런데 지금은 본인 세금을 어떻게 좀 피해 볼까 이게 아니에요. (증여를) 빨리하면 그걸 이용해서 (자녀가) 더 빨리 자산을 형성하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과거에는 60~70대였다면 이제는 40~ 50대에서 심지어는 결혼하자마자 애를 낳은 신혼도 증여를 고민하는 시절이 왔다는 거죠.

▶조한송 기자

오는 5월까지 매물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다주택자의 급매가 나오면 잡아야지 이런 분들도 있거든요. 가능한 시나리오일까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지금 이뤄지는 거래가 5월 말 잔금하는 것들이에요. 여유 있게 매도하시는 분들이 많고요. 너무 늦추면 매도자가 가격을 낮춰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매수자나 매도자나 지금부터 움직이긴 하셔야 합니다.

▶이종훈 세무사

사실 5월로 가면 갈수록 (매물이 )더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죠. 물량이 점점 해소될 거라고 보는 게 맞아요.

▶조한송 기자

벌써 7월 입주물도 나오긴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나마 매물이 있는 지금 거래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어요.

▶이종훈 세무사

지금 그나마 움직이는 때라고 봐야죠. 다주택자는 '손해 보면서까지 빨리 팔진 않겠다, 가격이 원하는 만큼 안 나온다면 증여하겠다' 이런 상황이에요.

▶조한송 기자

그렇게 보면 이미 증여로 나올 건 다 나왔다고 봐야할까요?

▶이종훈 세무사

과거에는 (다주택자들이) 부담보 증여를 통해서 양도세를 적게 내는 방향으로 고민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세금을 어느 정도 부담하더라도 팔아서 내는 양도세나 증여하면서 내는 증여 취득세나 큰 차이가 없다면 차라리 증여를 택하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같은 값이면 2세의 자산을 형성시켜주겠다는 생각인 거죠.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제가 오전에 상담한 분은 집이 두 채에요. 그래서 6월 전에 매도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둘 중 한 주택에 입주하려면 거의 2년을 기다려야 해요. 그냥 2년을 더 거주하면 그 사이에 나머지 주택이 다 지어지겠죠. 그런데 요즘 워낙 신축 단지 인기가 좋다 보니 세금을 10%P(포인트) 더 내더라도 손해는 없을 거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이종훈 세무사

어차피 양도세가 중과세인 사람들은 10%P 더 올라가는 거예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많은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겠죠.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지금 당장 서울에 공급이 없어요. 올해 내년에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잖아요.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서 세금을 좀 더 내더라도 차익을 더 가져갈 수 있다고 보면 팔 이유가 없는 거죠.

▶조한송 기자

다주택자 중에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신 분이 많거든요. 임대 기간이 말소돼서 세제 혜택이 줄어들면 이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사 중 하나에요.

▶이종훈 세무사

아직 임대 등록 제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세금 혜택도 계속 이어지거든요. 그리고 또 거주 주택 비과세 같은 경우에는 임대 등록이 말소되고 난 이후에도 한 5년간 유지되고요. 자동말소 되는 경우에는 임대 기간을 채운 다음에는 언제 팔아도 양도세 중과세가 배제돼요. 그런 혜택이 임대 기간 중에 혹은 후에도 계속 유지돼서 (다주택자가) 서둘러서 임대등록을 자진 말소하고 매각에 나설 요인은 부족해 보여요.

▶조한송 기자

임대사업이 자동말소되더라도 혜택이 유지된다고 하셨는데, 전후 변동이 거의 없나요?

▶이종훈 세무사

일부 뭐 종부세 합산 배제는 임대 기간이 끝나면 끝나요. 하지만 양도세 중과세 배제가 있잖아요. 중과세 배제는 자동 말소되는 경우에는 임대 기간을 다 채웠기 때문에 언제 팔아도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굳이 서둘러서 팔 필요가 없다는 거죠. 종부세 합산 배제가 부담일 텐데요. 만약 그것도 감내할 수 있다면 그대로 보유하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조한송 기자

주택시장 가격 하락을 주장하는 분들은 자동말소 후에 매물이 급증할 거라고 보더라고요.

▶이종훈 세무사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앞서 임대 기간 종료 후에 혜택이 없어지는 건 종부세라고 했잖아요. 종부세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중과세가 아닌 일반 과세로 매도해야겠죠. 종부세를 견딜 수 있는 분들은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고요. 물론 개인 사정에 따라 선택이 다르긴 하겠죠. 그래도 부담스러운 사람은 틀림없이 있을 것이고 그러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부는 물량을 내놓겠죠.

▶조한송 기자

어쨌든 임대사업자 물량이 나오는 시점은 자동말소 기간이 집중된 2026년 이후일 거다.

▶조한송 기자

요즘에 압구정 등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르는데요. 다주택자 분들이 추가로 매입하거나 이런 경우도 있나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압구정이나 반포는 집을 매수하면 30억원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추가로 매입하지는 않고요. 갈아타기로 들어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젊은 의사나 그런 분들은 매입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좀 있고요. 그리고 기존에 갖고 계신 분들이 단지 내에서 큰 평수로 옮기기도 해요.

▶이종훈 세무사

세금 면에서 얘기해볼게요. 1주택인 분이 주택을 갈아타기 할 때 바로 주택 대 주택으로 갈아타려면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일시적 2가구 혜택을 보기 위해 1년 안에 갈아타야 하잖아요. 그런데 입주권이나 분양권으로 갈아타면 조금 여유가 생겨요.

또 재개발, 재건축은 시간이 좀 지나다 보면 가격이 많이 오르잖아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어서 재건축 단지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나 싶어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내가 잠실 '엘스'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고 예를 들어 볼게요. 그런데 개포 1단지의 입주권을 샀어요. 그런데 개포 1단지 준공이 2023년 이후란 말이에요. 그러면 개포1단지 아파트 입주 후 2년 안에만 팔면 돼요. 내가 엘스 아파트를 갖고 있고 개포 1단지의 관리처분이 나자마자 입주권을 매입해서 6~7년 이상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거죠.

▶이종훈 세무사

입주하고 나서도 2년까지.

▶조한송 기자

그니까 입주 후 2년 안에 팔면 일시적 2주택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거잖아요.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내가 능력만 되면 주택과 입주권을 동시에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장점으로 투자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출연 조한송 기자, 이춘란 리얼리치에셋 대표, 이종훈 세무사

촬영 김진석PD, 김윤희 PD

편집 김세용 인턴

디자이너 신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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