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하락한 전세보증금 일부를 세입자에게 돌려주는 '역전세'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간 서울에서는 30건이 넘는 역전세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 평균액은 6000만원에 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억원을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 거래도 발생했다.
16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계약을 갱신한 전세 거래 가운데, 종전 보증금 대비 낮은 가격으로 갱신한 계약은 125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월 84건 대비 49%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32건), 대구(31건), 경기도(27건) 등에서 많았고 세종 8건, 인천 7건, 부산 5건, 전남 3건, 경남 3건, 광주 2건, 대전 2건, 울산 2건, 강원도 1건, 충남 1건, 경북 1건 순이었다.
하락한 전세보증금 차액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종전 보증금 평균액은 3억4345만원이었는데 갱신 보증금은 2억8217만원으로 6128만원 낮았다. 집주인들이 갱신계약하면서 평균적으로 60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줬다는 의미다.
대전은 종전 보증금 평균액 3억8000만원, 갱신 보증금 3억원으로 집주인이 돌려준 보증금 평균액이 8000만원에 달했다. 종전 보증금과 갱신 보증금 차액은 이어 강원도 6500만원, 대구 5193만원, 세종 2643만원 순으로 높았다.
지난 7월에는 대전에서 종전 보증금 5억원 대비 2억원 하락한 3억원에 갱신된 계약도 나왔다. 2년 사이 전셋값이 40% 폭락한 것이다. 같은달 서울의 종전 보증금과 갱신보증금 평균 차액도 8327만원으로 1억원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종전 보증금 대비 갱신 보증금이 낮은 '역전세' 건수는 최근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 계약 건수가 70~80건에 머물렀으나 올해 들어 4월 101건과 8월 125건, 두 차례 100건을 넘어섰다. 5월과 7월에도 각각 91건, 94건으로 집계돼 1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보증금 차액 역시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만 해도 작년 8월에는 3457만원이었는데 1년 새 2배 수준(6128만원)이 됐다. 경기 역시 같은 기간 2079만원에서 5782만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점점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하락한 전세보증금 차액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역전세 계약은 전셋값 급등폭이 컸던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역전세 계약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서울로 320건이었다. 이어 경기도 245건, 대구 119건, 인천 71건, 부산 46건, 전남 33건, 경북 33건, 경남 31건, 세종 17건, 강원도 14건, 충북 14건, 대전 10건 순으로 많았다.
역전세 계약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많이 발생했으나 4월부터 대구 거래건이 급증했다. 대구 역전세 계약은 3월 5건 이후 월 단위로 13건→14건→8건→20건→31건으로 급증했다. 전세보증금 차액 역시 6월 4375만원에서 7월 4706만원, 8월 5193만원으로 급증하는 등 비수도권 지역 중 역전세난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