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한 달을 계기로 국토부 주요 산하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한다. 경북 청도군 열차 사상사고로 한문희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이런 기류는 한층 강해지는 분위기다.
일부 수장의 경우 '버티기'를 선포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당은 윤석열 정권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을 겨냥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지정하기로 당론으로 정한 만큼 사퇴에 따른 사장 공모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5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기관 가운데 사의를 표명했거나 임기가 만료된 곳은 8곳에 달한다. 김 장관은 정권 초 국정과제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특정 기관의 사장 인사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 이한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종국 SR(에스알) 사장, 유병태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한국부동산원, 한국공항공사,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국토안전관리원 사장 자리는 '사실상' 공석 상태다.
LH 사장은 내달 초 주택공급 대책 발표 이후 이를 본격 추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가장 먼저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코레일 사장은 11명 연속 중도 사퇴한 '독이 든 성배'인 자리이기 때문에 인사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은 윤석열 정권에서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받은 불명예를 씻고 내부 수습에 나설 인사가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2년 가까이 사장 공석 사태를 겪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바닥에 떨어진 국내 공항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과 연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시작해야 하는데 경찰이나 국정원(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낙하산 인사는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정부 산하 공기업·준정부기관(공공기관)장과 감사까지 한 번에 물갈이하는 이른바 '알박기방지법'(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장과 감사의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연계해 법정 임기와 관계없이 임명 당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는 게 골자다.
국토부 산하기관에서는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이 대상이다. 이성해 이사장은 일명 '자전거 승진 비리 의혹' 등을 고리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당의 사퇴 공세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학재 사장은 최근 "공기업 사장 임기는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라면서 "공공기관 사장의 임기가 정치적 요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국가나 국민에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김 장관이 취임 한 달을 맞았는데 주택 공급대책은 물론 철도 안전대책까지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장 인사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