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일몰 연장 딱 한 번?…"재건축 무산되면 어쩌나" 조합들 대혼란

이민하 기자, 김지영 기자
2025.09.11 05:15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서울 강남권을 대표하는 노후 대단지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5천893세대(공공주택 1천90세대) 규모 재탄생 한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에서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 2025.9.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 전역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구역의 대규모 구역 해제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한 차례 사업기간 연장으로 사업 중단을 피했던 정비구역들에서 일몰 기한이 다시 도래하면서다.

서울시는 재연장 방안 등을 검토 중이지만, 과거 법제처가 "재연장 불가"라는 유권해석을 낸 바 있어 전망은 불투명하다. 실제 해제 구역이 발생하면 자산가치 변동, 노후 주거지 정비 차질, 주택공급 지연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일몰 기한 대상인 정비구역 24곳(재건축 20곳, 재개발 4곳) 중 대부분이 재연장 신청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앞서 2020년 3월 일몰 기한이 도래했던 37곳 가운데 24곳이 1차 연장을 받았고, 이들 구역이 이번에 다시 기한을 맞는다.

대표적으로 서울 광진구 자양7구역은 재연장 신청 채비에 들어갔다. 조합은 2021년 조합설립 인가 이후 3년 내 사업시행 인가를 받지 못해 2024년 10월 한 차례 연장을 받았으나, 광진구의 통합정비 방침에 따른 정비계획 변경을 병행하는 사이 기한 내 인가가 어려워졌다. 다만 광진구는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라 재연장 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정비구역 일몰제'는 단계별로 2~3년 내 진척 없으면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내 추진위, 3년 내 조합 설립, 조합 설립 후 3년 내 사업시행 인가 신청이 없으면 시·도지사 직권 해제가 가능하다. 일정 기간 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사업을 원치 않는 소유자들이 많거나 사업이 무산됐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2015년 법 개정으로 주민 동의 또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최대 2년 범위 내' 연장이 가능해졌지만, 문제는 연장 횟수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 같은 공백을 두고 법제처는 2020년 "정비구역 지정권자는 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재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에서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라 불가로 선회했다. 지자체도 정비구역 일몰 연장이 2년의 범위에서 1회 연장이 가능한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서울 시내 20개 조합이 정비사업 일몰 기한이 재연장 되지 못하면 사업이 해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초구 방배 신삼호아파트는 올해 6월 시공자 수의계약 안건이 조합 총회에서 부결되면서 일몰제 적용 위기에 놓였다. 2016년 정비구역 지정·2019년 조합설립, 2022년 1차 연장으로 올해 유예가 끝나는데, 연내 사업시행 인가 신청이 불투명하다.

2005년 정비구역 지정된 여의도 미성아파트는 15년 이상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렀다가 2020년 일몰 기간 연장을 신청해 구역이 유지됐다. 아직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했다. 현재 추진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송파구 가락극동아파트 역시 일몰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6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일몰 기한 연장을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 편의주의라는 반발이 나온다. 오히려 정비사업 지연과 주민 피해를 막겠다는 제도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부 정비사업장은 일몰 기한에 쫓겨서 사업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며 "주택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차원에서라도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김택종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는 "일몰제 연장을 허용한 것은 정비구역 해제에 따라 우려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취지"라며 "연장을 1회로 제한하는 것은 정비사업이 필요한 구역에 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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