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아파트 주거환경 해치는 건축규제 푼다…불법 건축물도 일시 양성화

김효정 기자
2025.10.01 14:00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국토교통부가 11년 만에 불법 건축물 양성화를 일시적으로 추진한다. 위법 여부를 모르고 주택을 매수하거나 임차한 선량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이같은 일시적 조치가 반복되지 않도록 건축규제와 관련 제도를 전면 개선한다.

국토부는 1일 이같은 내용의 '위반건축물 합리적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위반건축물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은 이재명 정부 신속추진과제 중 하나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위반건축물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4만8000동이다. 2015년 8만9000 동에서 매년 5000~6000동씩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위반건축물 증가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남 창원시 불법 근생주택에서 바닥 구조물이 붕괴돼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주거용 위반 건축물 8만3000동 중 과반이 넘는 4만6000동(54.7%)이 소규모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에 달해 비아파트 거주민의 주거환경을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존 위반건축물의 일시적 해소를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신규 불법행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위반건축물 합리적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소규모 주거용 위반건축물에 대한 일시적 양성화를 11년 만에 추진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을 적극 협조해 안전 확보 등을 조건으로 양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11건 발의된 상태다.

앞서 정부는 1980년부터 5차례에 걸쳐 이같은 일시적 조치를 시행했다. 마지막 조치인 2014년 당시 2만6924동의 합법적 사용승인을 완료했다. 정부는 2014년 추진 사례를 바탕으로 양성화 대상 범위나 심의기준 등 세부적 입법사항을 논의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시적 양성화 사례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전면 개선한다.

먼저 위반건축물을 발생시키는 원인인 주요 건축규제를 완화한다. 국민 생활방식 등을 고려해 전용·일반주거지역의 일조기준을 조정하고 노후주택의 외부 계단 및 옥상 등에 설치되는 비가림시설과 다가구·다세대주택의 보일러실에 대해 층수 또는 면적 산정을 제외한다.

또 불법행위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 준공 이후 발생하는 불법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건축물 사후점검제도를 도입하고 전문가가 건축물의 불법 여부를 수시로 진단하는 건축물 성능확인제도를 신설한다. 건물 매수 이후에도 위반행위 책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이외에 매도인에게 원상복구 책임을 부여하는 계약서 특약사항을 권고하고 누구나 위반건축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 사이트도 운영할 계획이다.

건축설계·시공 과정에서 위반 의심 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감리 점검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위반행위를 동조한 미등록 시공업자도 벌칙 대상에 포함하고 건축주 및 건축사 등에게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처벌 규정 등을 지속해서 교육·안내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위반건축물 시정을 위한 상시 관리·감독체계를 구축한다. 전국 건축물의 외부 위반행위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항공사진 변화 AI 분석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지자체 실태조사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체계적인 위반건축물 관리를 위해 지자체 조사 권한 및 역할을 강화하고 신설 추진 중인 부동산 감독기구와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신속한 원상복구를 위한 이행강제금 부과 체계도 개선한다. 시정이 완료될 때까지 이행강제금을 반복적으로 부과하고 미시정 시 매년 그 금액을 가중하도록 한다. 임대 등 영리 목적으로 위반하는 경우는 금액 가중비율과 대상을 확대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새 정부의 신속추진과제로서 위반건축물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의 어려움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이번 기회가 위반건축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적기인 만큼 본 대책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국회 및 지자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