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규제지역 지정으로 내국인의 대출가능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국인 대상 토허제를 적용하는 등 역차별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이러한 시장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3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지난 10·15 대책 발표 이후 외국인과 내국인의 부동산 규제 관련 형평성 지적이 나온다. 가장 중요한 지점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의 차이다.
내국인의 경우 지난 6·27 조치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든 것부터 시작해 대출규제가 지속 강화돼 왔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이면서 이 지역 아파트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40%로 제한됐다.
그러나 외국인은 본인이 해외에서 자금을 마련해 올 경우 이러한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금 시장에서 유리해 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기존 수요층에서 대출 활용이 가능한 내국인들이 제외돼 현금 활용이 가능한 외국인의 매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늘었다"며 "외국인 관련 대책 중 중과세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10.15 대책은 투자기회를 제공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국민이 국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으면 LTV,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이 적용되지만 외국인이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들여오는 돈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국내 부동산 시장의 교란을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최근 외국인이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적용받던 수준의 규제가 10·15 대책으로 내국인에게까지 확장됐다. 10·15 대책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들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지정했다.
최근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자 국토부는 지난 8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외국인 토허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그러나 10·15 대책으로 수요자가 몰리는 서울과 경기 일부지역에 토허제가 적용되면서 내국인에게 유리했던 부분도 줄어든 셈이다.
국토부는 이러한 비판들을 인식하고 문제점을 최대한 해소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감에서 "외국인이 우대받을 수 있다는 여러 법률적 한계가 있다면 반드시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금조달 차이 문제를 해소하기 쉽지 않다는 전문가 시각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자본시장에서 자금 흐름을 막기는 어렵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집을 살 때 상호주의 원칙이 있어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