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정부가 출범 후 3차례 부동산대책을 내놓는 동안 서울의 생애최초 주택 매수자 수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출규제의 강도가 높아진 반면 공급부족을 해소할 뚜렷한 방안은 나오지 않으면서 앞으로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 생애최초 매수자는 2만5147명이다. 같은 기간 기준 2020년(3만1101건)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월별로는 6·27 대출규제가 발표되기 전인 6월이 71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재명정부는 첫 부동산대책인 6·27 대출규제를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고 이후 생애최초 매수자도 7월 6344명, 8월 5628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정부의 두 번째 부동산대책이자 첫 공급대책인 9·7 대책 발표 후 9월 매수자는 5983명으로 다시 늘었다. 공공성 강화를 기조로 한 정부의 공급대책이 시장에 충분한 공급 시그널을 주지 못하면서 공급절벽과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한 달 만에 추가로 발표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생애최초 매수자들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 등이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한도가 40%로 축소됐지만 생애최초에는 여전히 LTV 70%가 적용된다. 이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무주택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무주택자여도 주택가격에 따라 주담대 대출한도가 차등적용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지역으로 수요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추가규제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집 마련에 나서려는 무주택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쪽에서 생애최초 매수자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